
지난 수개월간 이어오던 주식시장 상승세에 따른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를 떨어뜨리는 요인들 가운데 미국 채권 수익률 급등, 에너지 가격 상승,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 심화 등이 글로벌 증시 랠리에 균열을 형성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투자자들의 가장 걱정거리는 채권 수익률의 급등이다. 이는 부분적으로 예상보다 강력한 성장 징후로 중앙은행이 예상보다 더 오랜 기간 현 수준의 고금리를 유지하는데 무게를 싣고 있다는 점이다.
1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실질 국채 수익률도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른 주요 경제 국가들의 수익률 또한 상승했다. 지난 17일 영국의 10년 만기 실질 수익률이 지난 10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한 것이 한 사례다.
한 가지 우려는 여러 나라에서 주식 밸류에이션이 급등한 상황에서 국채 및 공공채의 수익률이 높아지면 주식의 매력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주요 채권 수익률도 다른 주요 경제국가 금리를 이끌며 금리 상승에 따라 자본 조달 비용을 높이고 있다. 이달 들어 미국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급등하면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30년물 고정금리가 2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주택시장 전망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채권 수익률 상승은 최근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달러를 최근 최저치 대비 약 4% 상승, 반등시켰다. 추가 달러 강세는 수익을 자국 통화인 달러로 다시 환전해야 하는 미국 수출업자와 신흥 시장 경제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 모두 달갑지 않은 흐름이 될 수 있는데, 이는 그들이 달러표시 부채를 상환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은 식어가는 물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 경제에 대한 인플레이션 충격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유럽의 가스 가격은 8월 현재까지 36% 급등하여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유가도 9개월 만의 최고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인플레이션 및 기대인플레이션의 핵심적인 동력인 에너지의 시장 신호는 연료 가격 압력이 여전히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금리가 올해 초 예상보다 더 오랫동안 더 높게 유지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유럽에서는 시장 기대 인플레이션의 핵심 장기 지표가 유럽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번 주 데이터에 따르면 영국의 기본임금은 최소 20년 동안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14차례 연속 금리 인상 후에도 장기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영국중앙은행의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채권 수익률 상승, 주가 하락, 달러 강세 모두 긴축적인 금융환경으로 빠르게 조여들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더하고 있다.
금융 상황은 경제의 자금 조달 가능성을 반영하고 중앙은행들은 목표 이상의 인플레이션을 근절하기 위해 긴축이라는 노력을 해왔다.
골드만삭스가 8월 초부터 널리 사용하는 미국 금융상황지수(FCI)는 50포인트를 줄여 5월 이후 가장 긴축적인 수준인 100을 약간 밑돌고, 이는 골드만삭스가 말하는 장기평균에 해당한다. 이전에 100포인트 긴축은 향후 성장률을 1%포인트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여전히 미국의 금융 여건은 지수가 현재 수준보다 100 bps포인트 가까이 높았던 지난 가을의 정점보다 상당히 느슨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인 중국의 부동산 부문에서 예상보다 부진한 데이터가 계속 발표되면서 전례 없는 부채 위기도 많은 투자자들에게 최우선 주목 사항이며, 이는 그 이상 수준의 문제가 글로벌 시장으로 파급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부동산 부문은 중국 경제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데, 이는 이미 지지부진한 내수, 불안정한 제조업 활동, 실업률 증가 및 해외 수요 위축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부동산 대출에 많이 노출된 3조 달러 규모의 그림자 금융 부문은 이미 곤경에 처해 있다.
홍콩 항셍지수와 중국 위안화 모두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물론 오동안 기다려 오던 중국 당국의 대규모 부양책이 발표되면 지금까지의 상황은 호전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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