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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KDB산업은행, 한화오션 유상증자에 참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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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KDB산업은행, 한화오션 유상증자에 참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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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대우조선해양(한화오션으로 상호변경)의 2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일약 최대주주 지위에 오른 한화그룹이 3개월만에 2조원 규모의 한화오션 주주대상 유상증자를 실시키로하면서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의 이번 유상증자 참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산은은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가 있기 이전에는 지분 55.7%를 보유한 최대주주였으나 한화그룹의 유상증자 참여로 한화그룹에 경영권을 물려주고 지분이 27.55%로 줄어든 2대주주로 물러나게 됐습니다.

통상 M&A(인수합병) 시장에서는 경영권을 넘겨줄 때에는 시가의 30% 상당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형성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M&A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이 최대주주가 바꿔졌습다. 한샘의 경우 오너가에서 경영권을 넘길 때에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당시 주가의 90% 상당에 달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의 M&A에서는 한화그룹을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진행되면서 산은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주식을 한주도 팔지 못했고 경영권 프리미엄은 고사하고 되레 지분만 줄어든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산은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의 경영권을 넘겨받은 한화그룹은 불과 3개월만에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하면서 일반주주들뿐만 아니라 증권가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한화오션의 6월 말 기준 지분 분포는 최대주주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지분 24.08%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포함해 한화 계열회사가 보유한 지분이 48.16%에 이릅니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배정 방식으로 진행되며 예정 발행가액은 2만2350원입니다. 유상증자 납입일은 오는 11월 16일입니다.

한화오션은 총 2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해 시설투자(8500억원), 기술개발 및 운영 자금(4500억원), 타법인증권 취득(7000억원) 등에 사용할 예정입니다.

시장의 관심은 한화오션의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한국산업은행이 감지했는지와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할지에 대해 쏠려 있습니다.

한국산업은행은 정부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은행으로 산은이 조달하는 자금은 사실상 국민의 혈세인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산은은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면서 정부 부담을 줄이게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정작 한화오션의 유상증자로 인해 또다시 세금을 투입해야하는 상황을 맞게 됐습니다.

산은의 한화오션 지분은 27.55%로 주주배정 유상증자 2조원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경우 산은의 부담 몫은 4408억원 규모가 됩니다.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우리사주조합원에게 20%가 우선 배정되며 나머지 80%인 1조6000억원의 27.55%가 산은의 신주배정금액입니다.

산은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영권을 한화그룹에 넘기면서 유상증자 납입일인 11월 16일까지의 6개월만에 4408억원의 혈세를 쏟아부어야 할 처지로 전락했습니다.

산은이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면서 기존 지분을 고스란히 남긴 것 자체가 한화그룹의 부담을 덜어줄뿐 아니라 추후 유상증자와 같은 사안이 발생할 경우 여론의 비난을 덜 받으면서 국민들의 세금을 투입할 수 있는 명분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증권가에서는 한화오션의 2조원 유상증자 추진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고 있지만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신한투자증권 이동헌 연구위원은 당분간은 대규모 증자에 따른 희석, 채권단 증자 참여 여부 등에 따른 우려로 주가 약세를 보일 것이고 중장기 투자 당위성에 대한 설명이 되어가며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신영증권 엄경아 연구원은 한화오션의 2조원 유상증자에 따른 투자 회수는 2027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자금 조달 효과를 감안해 미래가치를 앞당겨 오기에는 먼 시점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습니다.

삼성증권 한영수 연구원은 한화오션이 설명한 투자의 집행 성과가 실적에 발현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주식 투자자들의 투자기간을 크게 넘어서고 당장은 대규모 신주가와 높은 할인율로 투자심리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NH투자증권 정연승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산은이나 한국수출입은행의 영구전환사채 상환이 아닌 전량 신규 투자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고 건조 역량을 확대한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이투자증권 변용진 연구원은 한화오션의 유상증자와 함께 공개된 중장기 목표가 2040년 매출 30조원으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이며 기존 주주와 채권단 등 여러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동시에 최대화할 수 있을지가 주어진 난제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한화오션의 대규모 유상증자로 단기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데 우려하는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고 산은을 비롯해 기존 주주들의 유상증자 참여 여부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