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XRP, 차익 실현-기술적 약세로 하방 압력 직면

리플(Ripple)의 XRP가 투자자들의 대규모 차익 실현과 기술적 지표 약화로 인해 상당한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2024년 말 급등세를 통해 이번 사이클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디지털 자산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던 XRP는 이제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고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트리뷴이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코인트리뷴이 인용한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글래스노드(Glassnode)의 데이터에 따르면, XRP는 2024년 11월 급등 이전 기준 가치 대비 3배 이상 상승하며 초기 투자자들에게 300%가 넘는 높은 수익률을 안겨줬다. 이런 강력한 수익률은 최근 온체인 활동이 50% 급증하는 양상과 맞물려 새로운 시장 추세의 등장을 알리고 있다.

특히 이달 초부터 다수의 초기 투자자들이 보유 자산을 처분하기 시작하면서 차익 실현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지난 7일 평균 기준으로 하루 약 6,880만 달러 상당의 XRP가 매도됐다. 이런 꾸준한 매도세는 장기 보유자들이 현금화에 나서면서 가격 하락 압력이 가중되는 분배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XRP는 2.30달러의 주요 저항선을 돌파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시적으로 이 수준을 넘어섰지만,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이달 초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런 약세는 매도 증가와 맞물려 차익 실현 매물이 가격 상승을 저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2.30달러는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하며, 새로운 매수세가 유입되지 않는 한 XRP는 이 가격대 아래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파생상품 시장 역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XRP 선물 미결제약정은 지난 5월 12일 약 53억 달러에서 이달 20일 39억 7,000만 달러로 25% 감소했다. 과거에도 미결제약정의 급격한 하락은 가격 급락으로 이어졌던 전례가 있다. 실제로 2025년 초 미결제약정이 급증한 후 사그라들면서 XRP는 1월 3.40달러의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지난 4월 7일 1.61달러까지 급락하며 53% 하락했다.

기술적 지표 또한 현재의 취약성을 더욱 명확하게 보여준다. XRP는 현재 50일 단순이동평균선(SMA)인 2.27달러와 100일 SMA인 2.23달러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주요 이동평균선 위로 올라서지 못하는 것은 현재 추세의 약세를 반영하며, 매수자들이 관망하거나 지쳐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2.04달러 지지선 아래로 하락할 경우 더 큰 폭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주목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기술 분석가 카시트레이드(CasiTrades)는 XRP가 중요한 전환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몇 주간 좁은 가격 변동폭을 보인 후, XRP는 상당한 돌파를 위한 마지막 하락을 통해 힘을 회복할 준비가 됐다는 해석이다.

그는 "2.25달러는 여전히 주요 저항선이다. 이 저항선을 돌파하지 못하면 하단 지지 구역을 다시 테스트할 수 있다"며 "2.01달러, 1.90달러, 1.55달러와 같은 가격대는 하락세의 신호가 아닌, 모멘텀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구간"이라고 주장했다.

카시트레이드는 모든 하락을 새로운 매수자들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재설정 단계로 보고 있다.

가격 하락은 장기적 수요를 약화시키기보다는 오히려 매수자를 유인하여 시장을 재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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