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 없는 우량 중소기업과 청년 창업가 연결
AI 기반 M&A 플랫폼이 ‘사회적 승계’의 길 열어
AI 기반 M&A 플랫폼이 ‘사회적 승계’의 길 열어

대한민국 창업 생태계에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됐다. 스타트업 아이디어 경쟁에서 벗어나 이미 검증된 기업을 인수해 창업에 나서는 ETA(Entrepreneurship Through Acquisition, 기업 인수 창업) 프로그램이 공식 출범했기 때문이다.
29일 서울 마포 프론트원에서는 딥서치(대표 김재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대표 유주현), 국립금오공과대학교(총장 곽호상), 스토리앤데이터(대표 고호현)가 업무협약(MOU)을 맺고 '한국형 ETA 프로그램'의 문을 열었다.
이번 프로그램은 민·관·산·학이 함께 나선 범국가적 협력 사업으로, 후계자를 찾지 못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지역 우량 기업과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창업가를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김재윤 딥서치 대표는 발표에서 "창업기업의 5년 생존율은 33.8%에 불과하다"며 "ETA는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고객과 현금흐름을 즉시 확보해 시간을 압축하는 빠른 성장 경로"라고 강조했다.
ETA의 장점은 △Speed: 이미 검증된 기업 인수로 안정적인 현금흐름 즉시 확보 △Scale: 창업가의 기술과 전략을 접목해 10에서 100으로 폭발적 성장이라는 점이다.
과거 M&A 시장은 주로 한계기업이나 구조조정 매물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십 년간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해온 알짜 기업들이 가업승계의 어려움으로 시장에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이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는 창업가들에게는 보석 같은 기업들"이라고 표현했다.

△ AI가 바꾸는 M&A 생태계
ETA 모델의 확산에는 AI 기반 플랫폼의 등장이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딥서치가 운영하는 M&A 플랫폼 '리스팅(Listing)'은 12년간 축적된 금융 AI 기술을 활용해 기업 탐색부터 가치평가, 인수자 매칭, 계약 검토, 실사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플랫폼을 통해 5%에 달하던 M&A 중개 비용을 2% 수준으로 낮추고, 접근 가능한 매물도 30개에서 700개 이상으로 확대시켰다. 덕분에 과거에는 다루기 어려웠던 100억 원대 규모의 중소기업 인수까지 가능해졌다. 김 대표는 "단순 반복적인 매칭과 발굴 업무를 자동화해 전문가들이 본질적인 거래 성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 인수 자금과 금융 솔루션
ETA의 핵심은 '이익을 실현하는 기업'을 인수하고, 인수 기업의 영업현금흐름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는 선순환 구조다. 보통 인수 자금은 자기자본 30~50%, 타인자본 50~70%로 구성되며,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상환 기반이 된다.
이를 위해 ETA 프로그램은 은행, 운용사, 벤처캐피털 등과 협업해 다각적인 금융 솔루션을 제공한다. 시중은행 대출뿐 아니라 수백억 원 규모의 론펀드, 개인투자조합 연계 등을 통해 창업가의 자금 부담을 낮췄다.
△ 국가적 과제와 사회적 승계
한국형 ETA 프로그램은 단순한 창업 모델을 넘어, 인구 고령화와 지역경제 소멸이라는 국가적 과제 해결책으로 주목받는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유주현 대표는 "수도권에 집중된 창업 지원 패러다임을 지역으로 확장하고, 숨은 보석 같은 기업들을 재발견하는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김재윤 대표 역시 "ETA는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 기업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역량 있는 청년들에게는 실패 위험이 적은 창업의 길을 열어주는 상생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 향후 전망
이번 ETA 프로그램은 경북 지역을 시작으로 전국 확산을 목표로 한다. 창업가는 리스팅 플랫폼을 통해 인수 매물을 검색하고, 가치평가와 금융 연계, 인수 후 성장 전략까지 원스톱으로 지원받는다. 단순한 '기업 인수'가 아니라 '창업 2.0 시대'를 여는 새로운 경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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