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상원 '클래리티 법안' 부결…규제 제도화 표류 위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상원 '클래리티 법안' 부결…규제 제도화 표류 위기

절차 표결서 50대 49로 60표 미달…초당적 타협 실패하며 입법 좌초
트럼프 일가 가상자산 수익 윤리 조항 갈등…민주당 반대로 본회의행 무산
비트코인 3% 급락·코인베이스 8% 폭락…중간선거 앞두고 연내 통과 희박
미국 상원의원 버니 모레노(공화당, 오하이오주)가 워싱턴 D.C.에서 열린 의회 회기 마지막 표결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 국회의사당을 나서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상원의원 버니 모레노(공화당, 오하이오주)가 워싱턴 D.C.에서 열린 의회 회기 마지막 표결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 국회의사당을 나서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의회에서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의 포괄적 규제 틀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되던 핵심 법안이 상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초됐다. 가상자산 업계가 제도적 불확실성을 해소할 분수령으로 기대했던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이 정파 간 갈등 끝에 사실상 폐기 위기에 직면하면서 시장 충격이 커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각) 미 상원은 가상자산 시장 규제 체계를 확립하는 '클래리티 법안'의 본회의 상정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 투표를 실시했으나, 찬성 50표 대 반대 49표로 통과 기준선인 60표를 확보하지 못해 부결됐다.

공화당 지도부는 민주당의 요구를 반영해 공직자의 가상자산 사업 수익 추구를 제한하는 윤리 규정을 수정한 대체안을 긴급 제시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일가가 가상자산 사업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거두는 구조를 실질적으로 차단하기에는 규제가 미흡하다는 민주당 측 반발을 넘어서지 못했다.

민주당 핵심 협상 대표인 루벤 갈레고 상원의원(애리조나)은 표결 직전 "우리가 마련한 윤리적 타협안은 충분한 지지를 얻을 수 있었으나, 공화당은 실질적인 시장 규제보다 대통령의 수익원을 보전하는 데 더 주력했다"며 "결국 입법 시스템 전체를 무너뜨린 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클래리티 법안 부결 직후 가상자산 시장은 일제히 급락세를 나타냈다. 비트코인 가격은 3% 이상 하락했으며,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주가는 10.1% 폭락했다. 관련 기업 주가 역시 시장 전반의 매도세 속에 동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클래리티 법안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간의 규제 관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가상자산 사업자의 등록 요건 및 자금세탁방지(AML) 체계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당초 업계는 이번 법안 통과로 장기 자본 유입과 시장 신뢰도 회복을 기대했으나, 의회 내 입법 동력이 급격히 약화되면서 규제 정립은 다시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법안 통과를 주도해 온 친가상자산파 신시아 루미스 공화당 상원의원(와이오밍)은 "이번 절차 투표가 부결된 이상 법안 처리는 끝난 것"이라며 연내 입법 동력이 사실상 소진됐음을 시사했다.

정치권에서는 불과 7주 앞으로 다가온 중간선거 일정을 감안할 때, 연내 법안 재추진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방 상·하원 의원들이 선거 유세를 위해 조기 휴회에 들어갈 예정인 데다 선거 결과에 따라 의회 지형이 재편될 수 있어 규제 명확화 작업은 내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업계 최대 정치활동위원회(PAC)인 페어셰이크(Fairshake)가 이번 법안 저지에 나선 의원들을 겨냥해 낙선 운동과 선거 자금 투입에 나설지 주목된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