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25 00:00
[김대호 진단] 돈의 질서 ⑪ AI 자본주의 "생산성 재테크" 1811년 11월의 어느 날 밤, 영국 노팅엄셔의 한 어두운 섬유 공장에 얼굴을 가린 사내들이 들이닥쳤다. 그들의 손에는 거대한 거위목 해머가 들려 있었다. 사내들이 조준한 것은 공장주도, 감독관도 아닌 최신식 대형 양말 직조기였다. 밤새도록 이어진 굉음과 함께 기계들은 고철 덩어리로 변해갔다. 이른바 기술의 진보가 인간의 일자리를 앗아간다는 공포에서 촉발된 기계 파괴 운동, '러다이트(Luddite)'의 서막이었다. 숙련된 섬유 직공들은 자신들의 고결한 노동 가치를 단숨에 바닥으로 떨어뜨린 기계를 부수면 과거의 풍요롭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믿었다. 역사는 그들의2026.06.22 13:54
엔비디아부터 앤트로픽까지 여러 글로벌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이 방한해 국내 기업들과 기술 협력에 나서고 있다. 특히 다수의 국내 기업이 엔비디아와 AI 데이터센터(이하 AIDC) 구축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는 이를 통한 AI 생태계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실제 수요가 뒷받침될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이 같은 의구심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이미 AIDC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AIDC 시장은 크게 클라우드 기반과 기업이 자체 구축하는 온프레미스 형태로 나뉜다. AIDC는 천문학적인 인프라 구축 비용과 고도의 운영 기술이 필요해, 기업 고객 대부분은 직접 구축하기보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2026.06.21 12:00
아이가 태어나 처음 배우는 것은 언어가 아니다. 뒤집기다. 그다음은 기기, 서기, 걷기다. 넘어지고, 긁히고, 다시 일어서는 그 반복 안에서 뇌는 세상을 배운다. 뇌는 생각만으로 자라지 않는다. 몸이 움직일 때 비로소 자란다.그런데 지금, 아이들의 몸이 멈추고 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태블릿 앞에 앉아 인공지능(AI)와 대화하고, 손끝으로 검색하며 눈으로만 세상을 경험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AI는 친절하다. 묻는 것마다 답해주고,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문제는 그 친절함이 아이의 몸을 의자에 붙들어 놓는다는 것이다.일본 후쿠이대학교 아동정신발달연구센터 연구팀이 2025년 10월 주목할 만한 논문을 발표했다. '스크2026.06.16 14:17
요즘에는 인공지능(AI) 상담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럴 때 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제가 정말 잘못한 건가요?" "불안해서 잠이 안 오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과거라면 가까운 친구에게 속을 털어놓거나, 인생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혹은 큰 결심을 하고 전문 상담실을 찾아가 던졌을 이런 질문들을 이제는 AI에 묻는다. AI의 반응은 놀라울 정도로 신속하다. 게다가 한결같이 친절하다. 인간처럼 사용자의 말을 중간에 끊는 법도 없고, 아무리 오래 대화를 나눠도 피곤해하지 않는다. 똑같은 질문을 대여섯 번 반복해도 짜증 섞인 기색을 보이지 않으며, 모두가 잠든 한밤중에 찾아와도 불평 한마디 없다. 남들에게는 수치스2026.06.14 14:09
어릴 때부터 모둠 활동이 중요하다는 말을 의심한 교사나 부모는 거의 없다. 함께 의견을 맞추고, 누군가 의 실수를 같이 수습하고, 결론에 이르기까지 소란스럽게 부딪히는 그 비효율적인 과정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교육이라는 믿음이 교실 안에 오랫동안 뿌리내려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 모둠 활동이 조용히 무너지고있다. 부모도, 교사도, 아이 자기도 눈치채지 못하는 방식으로.원인은 AI(인공지능)다.지난 2024년 10월 미국 온라인 실험 플랫폼에서 2234명이 참여한 대규모 현장 실험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인간 대 인간 팀과 인간 대 AI 팀으로 무작위 배정돼 실시간 광고 제작 협업 과제를 수행했다. 이듬해인 지난해 3월 학술지에 공2026.06.07 14:59
"다른 애들은 다 쓰는데, 우리 애만 안 쓰면 뒤처지는 거 아닐까"이 문장을 한 번이라도 떠올린 적 있는 부모라면, 아이의 AI(인공지능) 사용을 허용할 지 말 지를 결정하는 것은 교육의 판단이 아니라 불안감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불안이 판단의 자리를 차지하는 순간, 결정은 아이가 아닌 주변을 향한다. 그리고 그 불안은 아이에게도 조용히 전달된다.미국 시카고 대학교 베커프리드먼경제연구소(Becker Friedman Institute for Economics)가 2025년 발표한 워킹 페이퍼 〈AI 도입의 사회적 역학(Social Dynamics of AI Adoption)〉은 미국·캐나다·영국의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 2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또래 아이들의2026.05.31 17:42
아이에게 인공지능(AI)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가르치는 부모는 많다. 그런데 정작 아이의 눈에 담기는 것은 부모의 말이 아니라 부모가 매일 반복하는 습관이다. 저녁 식탁에서 스마트폰을 내려놓지 못하는 부모, 대화 중에 AI에게 답을 구하는 부모, 모르는 것이 생기면 생각하기 전에 먼저 화면을 여는 부모. 아이는 그 모습을 조용히, 빠짐없이 기억한다. 1961년 에세이집 《아무도 내 이름을 모른다(Nobody Knows My Name)》를 펴낸 미국의 소설가이자 사회비평가 제임스 볼드윈은 "아이들은 어른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그러나 어른을 모방하는 데는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는 말을 남겼다. 반세기가 훌쩍 지난 이 문장이 오늘 AI 시2026.05.24 12:00
인공지능(AI)은 이제 아이의 얼굴을 만들 수 있다. 사진 한 장이면 충분하다. 스마트폰 앱을 열고, 급우의 사진을 올리고, 버튼 하나를 누른다. 10초 후 합성 이미지가 완성된다. 그 이미지는 채팅방에 올라가고, 순식간에 퍼진다. 피해 아이는 학교에 가지 못한다. 가해 아이는 말한다. "그냥 AI로 만든 거야." 이것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AI 시대가 교실 안으로 들어온 방식이 바로 이것이다. 딥페이크(Deepfake)가 위험한 이유는 기술이 정교해서가 아니다. 누구나 쓸 수 있어서다. 과거엔 전문 장비와 기술이 필요했다. 지금은 무료 앱 하나로 된다. 그리고 한 번 퍼진 이미지는 되돌릴 수 없다. 피해는 기하급수로 늘어나는데, 아이들2026.05.17 12:00
최홍규 미디어학 박사 / EBS 연구위원 아이가 틀렸다. 부모가 재빨리 고쳐준다. 다시 틀렸다. AI가 깔끔하게 해결해준다. 이제 아이는 더 이상 틀리지 않는다. 이 장면을 교육의 성공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틀림을 없애는 것이 가르침이라는 착각이 있다. 그러나 인간의 뇌는 매끄럽게 통과한 경험을 기억하지 않는다. 걸리고, 막히고, 되돌아가는 마찰의 순간에 뇌는 비로소 깊은 각인을 새긴다. AI는 바로 그 마찰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설계돼 있다. 아이에게 편안한 그 도구가, 배움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을 조용히 지워가고 있다.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교 부설 국립교육연구원(National Institute of Education)의 마누 카푸르(Manu Kapu2026.05.03 13:55
최홍규 미디어학 박사 / EBS 연구위원아이가 AI(인공지능)와 함께 문제를 푸는 모습을 보는 부모의 표정이 밝다. 막힌 문제가 풀리고, 몰랐던 개념을 설명하는 아이를 보며 흐뭇하다. 그런데 이 장면에는 중요한 전제가 숨어 있다. AI가 옆에 있다는 것. 숙제도, 과제도, 플랫폼 안의 연습 문제도 AI와 함께 통과한 것이다. 문제는 시험장이다. 아이 혼자, AI 없이,처음 보는 문제 앞에 앉아야 하는 순간. 그때 비로소 드러난다. AI와 함께 쌓은 것이 실력인지, 아니면 AI가 있어야만 작동하는 능력인지. 지난달 카네기멜런대학교·옥스퍼드대학교·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 공동 연구팀이 이 구조를 실험으로2026.04.26 12:00
지난 1월 28일 미국 비영리 공익방송 NPR이 텍사스주 포트워스 사우스웨스트고등학교 영어 교사인 체나 본드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그는 어느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인공지능(AI)을 써보게 했다. 시를 읽은 뒤 자기 생각을 한 문장으로 써내는 과제였다. 돌아온 결과물에는 학생 각자의 목소리가 없었다. AI가 써준 문장을 그대로 옮겼을 뿐, 텍스트와 스스로 씨름한 흔적이 없었다. 체나 본드는 그날 이후 교실에서 컴퓨터를 치웠다. 지금 그의 학생들은 모든 것을 손으로 쓴다. 그가 원하는 것은 하나다. 학생들이 이 수업을 마칠 때 스스로 생각하고 쓸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 이것은 한 교사의 유별난 고집이 아니다. AI가 교실에서 무엇을2026.04.12 13:39
최홍규 미디어학 박사 / EBS AI교육팀장 인공지능(이하 AI)은 모두에게 답을 내놓는다. 그 답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아이는 극소수다. 어떤 아이는 AI가 뱉어낸 첫 문장에 안주하며 사고를 멈추는 반면, 어떤 아이는 답변의 허점을 찾아내 후속 질문을 던지며 지식의 핵심으로 파고든다. 바로 이 지점에서 AI 시대의 새로운 불평등이 시작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교육 격차의 성패는 지식의 소유 여부에 달려 있었다. 소위 '일타' 강사의 강의를 수강하거나 특정 지역의 입시 정보를 선점하는 행위가 학업 성취를 가르는 결정적 잣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AI와 에듀테크 플랫폼이 보편화한 지금 지식의 장벽은 현저히 낮아졌다. 기술2026.03.29 12:00
신입 사원보다 인공지능(AI)이 더 빠르게 코드를 짜고, 보고서 초안이 단 10초 만에 완성되는 시대다. 단 한 장의 가짜 이미지가 글로벌 증시를 뒤흔들고, 단 하나의 알고리즘 오류가 국가 서비스를 멈춰 세우는 시대다.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완벽히 모사하고 결과물을 쏟아내면서 우리가 수천 년간 신성시해온 노동의 정의가 뿌리째 해체되고 있다. 과거의 노동이 숙련된 기술을 연마해 남들보다 정교하고 빠른 결과를 생산하는 양적 경주였다면, 이제 그 경주는 종말을 고했다. 생성형 AI가 인간의 수십 시간을 비웃듯 수준급의 결과물을 무한대로 복제해내는 세상에서 무언가를 잘 만드는 기능은 더 이상 희소가치를 갖지 못한다. 노동의 심장1
KAI KF-21, 목업 벗고 실전배치 확정…동남아 영공 전력망 뒤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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