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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160억 달러 규모의 공급업체 脫중국 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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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160억 달러 규모의 공급업체 脫중국 감행

애플 로고. 사진=로이터
애플 로고. 사진=로이터
애플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안정된 공급망을 찾기 위해 160억달러 규모의 생산 공장을 이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온라인 매체 리더라이터(readwriter)는 지난 4일(현지시간) 애플이 생산 거점을 중국이 아닌 인도, 멕시코, 베트남 등에서 새롭게 마련 중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2001년부터 대만 폭스콘과 제휴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생산해 왔지만, 미·중 무역 갈등으로 중국에서의 생산 비용이 상승하고, 공급망이 불안정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런 생산 공장 재배치는 단기적으로는 비용이 발생해 애플 수익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1년 6월 3일 발표한 전 세계 주요 기업 200개사를 추려낸 '애플 공급사 리스트'에 따르면 글로벌 공급사 명단 중 생산지역 기준으로 중국이 총 156개사로 가장 많았고, 일본이 42개사, 미국 30개사, 대만 28개사, 한국 23개사, 베트남 21개사, 싱가포르 14개사로 조사됐다.

2023년 6월 2일 발표한 공급사 리스트에 따르면, 중국 공급사는 110개사로 감소했다. 중국 외에는 일본이 38개사, 대만이 36개사, 미국이 34개사, 한국이 26개사, 베트남이 23개사, 싱가포르가 15개사 순으로 집계됐다.

애플은 정확한 생산 비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일부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은 2019년에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 비중을 75%에서 60%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2020년에도 중국 생산 비중을 5% 정도 더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중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비중을 점차 줄여 2030년까지 30%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애플이 인도,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 공장을 신설하거나 확장하는 이유는 공급망 다변화가 애플 매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리더라이터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및 증권사인 TD 코웬은 애플의 공급망 다변화가 애플 매출에 있어 약 300억달러 이상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애플의 공급업체 이전은 다양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를 통한 긍정적 영향으로는 공급업체를 다양화함으로써 공급망의 탄력성과 안정성을 높여 제품을 지연 없이 공급하고, 노동단가가 더 저렴한 다른 나라에서 제작함으로써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수익성을 향상하고, 가격 경쟁력을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부정적인 영향도 적지 않다.

우선, 공급업체를 다른 나라로 옮기는 과정에서 비용과 시간을 소모할 수밖에 없다. 이는 당장은 애플의 재무 성과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또한, 공급업체의 품질과 기술 수준을 유지하거나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중국과의 관계 악화다. 최근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가격을 할인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공급업체 이전으로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가 약해질 수 있다. 이는 매출과 수익에도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중국의 보복 조치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언제든 애플 제품을 사용 금지 조치하거나 규제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제재를 가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장단점을 감수하고 애플은 중국 생산량을 30% 이하로 줄이려는 장기 목표를 고수하고 있다.

이는 한국 기업에 기회일 수 있다. 한국은 애플의 중요한 시장 중 하나로 인도,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과 비교해, 노동단가는 높지만 인프라, 규제, 물류 등의 측면에서 우수하다. 특히 한국 기업은 디스플레이, 카메라, 배터리 등 애플의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이 많아 애플과의 파트너십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의 공급업체들은 애플의 공급망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찾기 위해 더 노력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