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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고공행진에 2분기 수요 주춤...중앙은행·소비자 모두 ‘숨 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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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고공행진에 2분기 수요 주춤...중앙은행·소비자 모두 ‘숨 고르기’

중앙은행 2분기 금 매수세 전 분기 대비 약 30% 감소...장기적인 보유고 증가세는 이어질 듯
미국 뉴욕 웨스트포인트 조폐국 시설에서 24캐럿 금괴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 웨스트포인트 조폐국 시설에서 24캐럿 금괴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올해 2분기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는 초강세를 보이자, 그동안 금값 급등을 이끌었던 중앙은행과 보석 업계의 매수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확인됐다.

31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세계금협회(WGC) 자료를 인용해 중앙은행들의 2분기 금 매수 규모가 166.5톤으로 직전 분기 대비 약 30%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기준 중앙은행들의 누적 금 매입량은 지난 202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WGC는 올해 중앙은행들의 연간 금 수요가 약 815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WGC의 존 리드 전략가는 중앙은행의 금 매수세가 주춤한 데 대해 “외환보유액의 일정 비율을 금으로 유지하려는 목표가 있을 경우, 금값이 크게 오르면 추가 매입의 유인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격이 급등하자 일부 중앙은행이 향후 조정 가능성을 우려해 매입을 주저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수요는 올해 금값 상승의 주요 동인으로 작용한 바 있다. 금값은 올해 들어 미국 달러화 약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무역 전쟁 우려로 안전자산 수요가 집중되며 25% 넘게 급등했다. 금값은 특히 지난 4월에는 온스당 3500달러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했으나 이후 추가 상승 모멘텀을 확보하지 못한 채 박스권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금값의 상승 기세가 꺾인 것은 아니라는 진단과 함께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세 또한 계속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WGC의 리드 전략가는 “중앙은행들이 금을 사들이는 근본적인 이유나 동기가 달라진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지속적인 금 보유량 확대 가능성이 크다는 답변이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실시된 중앙은행 대상 설문조사에서 전 세계 중앙은행의 95%는 향후 1년 이내에 글로벌 금 보유량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속도는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두 배로 빨라졌다.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동결되자 정치적 위험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금의 장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여파로 2분기 중국 본토의 금 장신구 수요는 전 분기 대비 45% 급감했다. 반면, 투자용 골드바와 주화에 대한 수요는 상대적으로 회복 탄력성을 유지했다.

또한, 금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장외거래(OTC) 시장에서의 금 매수세로 인해 2분기 전체 금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WGC에 따르면 2분기 금 구매 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132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