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산 의약품 허가 절차 간소화, 외국 생산 제품은 심사 강화

그는 또 “다음 주 중에 의약품 가격과 관련해 중대한 발표를 할 것"이라며 “전 세계 다른 나라와 비교해 우리는 매우 불공정하게 갈취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내 의약품 생산 증대를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내용이 담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제약 공장 설립 절차를 간소화하고, 식품의약국(FDA)이 미국에서 생산된 의약품에 대한 승인 기간을 단축하도록 행정명령을 통해 지시했다. 이 명령에는 미국 환경보호국(EPA)에 관련 승인 절차를 신속하게 마치도록 요구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FDA는 외국의 공장에서 생산된 의약품에 대해서는 검사 비용을 인상하고, 유효 성분 조사를 강화하며 시설 기준에 미달하는 해외 제약회사를 공개해야 한다.
CNBC는 이날 “미국에서 의약품 생산이 상대적인 임금 상승 등으로 인해 지난 수십 년 동안 감소해 왔고, 중국, 유럽 국가들이 생산을 확대해 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의약품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것을 상무부 등에 지시했다. 상무부는 이에 따라 약 3주일간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의약품과 반도체에 25% 이상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무부에 의약품과 함께 반도체에 대해서도 국가 안보 영향 조사를 개시하도록 했었다. 이에 따라 상무부가 의견 수렴을 마치는 대로 반도체에 대해서도 품목별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함에 따라 머크(MSD), 로슈, 일라이 릴리 등 주요 거대 제약회사들이 미국 내 제조시설 확대 및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백악관에서 머크와 일라이 릴리, 화이자 등 거대 제약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회동에서 해외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이전하라고 압박했다.
MSD는 올해 1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2028년까지 총 9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로슈는 향후 5년간 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일라이 릴리는 향후 5년간 27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고, 4개의 신규 생산시설을 건설한다.
의약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는 한국의 제약업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건 산업 전체 수출액은 252억6000만 달러(약 26조3100억원)로, 전년 대비 15.8% 증가했다. 의약품 수출액은 92억7000만 달러(약 13조3200억원)로 보건 산업 전체 수출액의 36.7%를 차지했으며 전년보다 22.7% 증가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