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시장 본격 진출...현금 9800억 원과 클래스 A 보통주 1100만 주로 인수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8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X와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이번 인수를 발표했다. 코인베이스는 데리빗 인수 대금이 현금 7억 달러(약 9830억 원)와 회사 클래스 A 보통주 1100만 주로 구성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거래가 연내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이번 인수가 회사의 글로벌 확장 전략에서 중요한 이정표"라고 밝혔다.
인수합병 소식에 코인베이스 주가는 이날 5% 넘게 상승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코인베이스는 미결제 약정과 옵션 거래량 측면에서 글로벌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의 선두 주자로 부상하게 된다.
그레그 투사 코인베이스 기관 상품 부문 부사장은 블로그를 통해 "이번 거래로 코인베이스는 바이낸스 등 대형 거래소와 본격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코인베이스는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로 자리잡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바이낸스 등 경쟁사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인수가 암호화폐 산업 역사상 가장 의미 있는 거래 중 하나"라면서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이후 암호화폐 업계 전반에서 인수합병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정부 차원의 지지에 힘입어 최근 몇 주 동안 암호화폐 업계의 인수합병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코인베이스의 경쟁사인 크라켄(Kraken)은 지난 3월 소매 선물 거래 플랫폼인 닌자 트레이더(Ninja Trader)를 15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리플이 프라임 브로커 히든 로드(Hidden Road)를 인수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트코인 비축 제도 신설 등 업계에 유리한 정책을 추진하는 동시에 자신이 직접 암호화폐 사업에 뛰어들면서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이해충돌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데리빗은 지난해 1조 달러(약 1400조 원)가 넘는 거래량을 기록했으며, 현재 플랫폼 상에서 약 300억 달러(약 42조 원)의 미결제 약정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네덜란드에서 존 얀센과 마리우스 얀센이 공동 창업한 데리빗은 현재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옵션 시장에서 세계 최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데리빗의 루크 스트레이어스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코인베이스와 힘을 합쳐 글로벌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의 새로운 시대를 열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데리빗은 주요 암호화폐 옵션 플랫폼으로서 강력하고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를 구축해 왔으며, 이번 인수는 우리가 다져온 기반을 한층 가속화하는 동시에, 트레이더들에게 현물·선물·무기한·옵션 거래를 하나의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 아래에서 제공할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인베이스는 글로벌 확장 전략에 있어 이번 인수가 단순한 변곡점에 그치지 않고, 수익원 다변화와 수익성 제고 측면에서도 즉각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