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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rt K경제 리더십] "산업 경계 허물다"…M&A로 판 키우는 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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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rt K경제 리더십] "산업 경계 허물다"…M&A로 판 키우는 한화

미 현지에 조선소 가진 업체 품으며 사업 역량 강화
2021년 무산된 호주 방산 기업 오스탈 인수 재추진
"한화그룹 신사업과 인수합병 전략 통해 성장 도모"
한화그룹 장교동 빌딩. 사진=한화이미지 확대보기
한화그룹 장교동 빌딩. 사진=한화
한화그룹은 인수합병(M&A)을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카드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기업을 인수하고 이를 성장시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워내는 M&A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룹의 핵심 사업 전략이다. 지금의 한화그룹을 이끌어가는 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한화큐셀, 한화생명 등이 이를 보여주는 케이스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M&A를 통해 신성장 동력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미국 조선 시장과 글로벌 해양·방산 산업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인수를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미국 해군 함정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에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는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노르웨이 석유·가스·재생에너지 전문기업 아커의 미국 자회사다.

또 회사는 호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조선·방산 기업이자 미국 해군 함정을 직접 건조하는 4대 핵심 공급업체 중 하나인 오스탈 지분 9.9%를 1687억원을 들여 매수했다. 총수익스와프(TRS)를 포함하면 지분율은 19.9%에 달한다. 2021년 무산됐던 오스탈 인수를 다시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오스탈은 미국 내 소형 수상함과 군수지원함 분야에서 40~60%의 시장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TRS는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총수익과 일정한 약정이자를 일정 시점마다 교환하는 계약을 말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은 지난해 싱가포르 해양설비 제조업체 다이나맥 홀딩스의 지분 대부분을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했다. 지분 인수에 들어간 금액은 총 8207억원이다. 다이나맥은 1990년 설립된 해양플랜트 상부 구조물 전문 기업이다. 싱가포르 현지에 두 곳의 생산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등 해상 설비의 핵심 제품을 건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초에는 선박용 저속 엔진 세계 2위 기업 HSD엔진(현 한화엔진)도 인수했다. 조선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화그룹이 투자한 금액은 약 1조4000억원에 달한다.

한화그룹은 금융·푸드테크 분야로의 외연 확장을 위해서도 M&A를 핵심 전략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11월 국내 보험사 최초로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를 인수했다. 벨로시티는 2003년 뉴욕에 설립된 IT 기반 증권사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매출 2조원 규모 단체급식업체 아워홈을 인수했다. 미국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 음료 제조 전문 업체 퓨어플러스 등도 한화 품에 안겼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신사업과 인수합병 전략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 인수에 나선 기업들이 실제로 그룹 내에서 잘 안착할 수 있을지는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