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에스 보고서 "미국 달러 안정·주식시장 호조가 견인"...백만장자 5200만 명으로 4배 증가

유비에스의 16번째 해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개인 순자산은 지난해 4.6% 늘었다. 이는 2023년 4.2% 증가에 이어 2년 연속 오름세를 기록한 것이다. 2022년에는 3% 줄었었다.
◇ 북미 독주, 다른 지역과 격차 벌어져
지역별로는 북미가 압도하는 성장률을 보였다. 안정한 달러화와 치솟는 주식시장에 힘입어 북미 개인들의 재산은 지난해 거의 12% 늘었다. 반면 각 지역의 인구 규모를 고려한 계산에 따르면 서유럽, 오세아니아, 라틴아메리카에서는 개인 재산이 줄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세계 3대 주요 시장인 아메리카,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아시아태평양(APAC) 중에서 북미 성장으로 아메리카 대륙의 전 세계 부 점유율이 2023년 37.3%에서 지난해 39.3%로 늘었다. 유비에스에 따르면 전 세계 부 점유율 35.9%인 아시아태평양과 점유율 24.8%인 유럽·중동·아프리카는 각각 1%포인트씩 떨어졌다.
국가별로는 미국(35%)과 중국 본토(20%)에 전 세계 부의 절반 이상이 몰려 있다고 조사됐다. 이는 주로 인구 규모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 나라는 앞으로 5년 동안 부의 증가를 계속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유비에스는 내다봤다.
흥미롭게도 한국의 성인 한 사람당 평균 부는 44% 급증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노르웨이는 41%, 대만은 35%, 중국은 27% 늘었다. 러시아, 싱가포르, 브라질은 모두 23%에서 26.5% 증가한 반면, 미국은 평균 9% 증가에 그쳤다.
◇ '일상 백만장자' 5200만 명...총자산 107조 달러에 이르러
특히 주목할 점은 투자 가능 자산이 100만 달러(13억7600만 원)에서 500만 달러(약 68억8000만 원) 사이인 '일상 백만장자'의 수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이들의 수는 4배 이상 늘어 5200만 명에 이르렀으며, 그중 거의 40%가 미국에 살고 있다. 이들의 총자산은 107조 달러(약 14경7200조 원)에 이른다. 이 수치는 500만 달러 이상의 자산을 가진 사람들의 119조 달러(약 16경3700조 원)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부동산 가격 오름과 환율 효과가 백만장자 수 증가의 까닭이며, 이는 전 세계에서 뚜렷한 흐름이라고 분석됐다. 지난해 백만장자 수는 1.2% 늘었으며, 유비에스는 앞으로 5년 동안 백만장자 수가 9% 늘어 534만 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사는 개인 자산을 개인의 금융 자산에 부동산을 포함한 실물 자산을 더한 가치에서 빚을 뺀 가치로 정의한다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전 세계 56개 시장을 조사했으며, 이는 전 세계 부의 92% 이상을 차지한다.
유비에스가 조사한 시장의 거의 3분의 1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성인 한 사람당 평균 실질 부(물가상승률 제외)가 현지 통화로 환산했을 때 줄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런 현상은 스위스, 인도, 이탈리아, 카타르, 네덜란드, 멕시코에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순자산 1만 달러(약 1370만 원) 미만인 개인의 수는 줄어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최하위 계층이 전 세계 인구의 41.3%를 차지했는데, 이는 2000년 75.2%에서 크게 줄어든 수치다. 유비에스는 앞으로 5년 동안 개인 재산이 20% 이상 늘 것으로 예측했다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