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만 국민만이 대만 미래 결정할 수 있어"...베이징 압박에 강력 대응
오스트로네시아 민족 역사 언급하며 중국과 별개 발전 강조
오스트로네시아 민족 역사 언급하며 중국과 별개 발전 강조

라이 총통은 22일 국제로터리 대만 지부 연설에서 "물론 대만은 국가"라면서 "그러나 중국은 대만이 주권 국가가 아니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만의 미래는 오직 2300만 국민에 의해서만 결정될 수 있다"고 강조해 청중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중국은 민주적으로 통치되는 대만을 고대부터 중국에 속해 있는 "신성한" 중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대만을 국가라고 불릴 권리가 없는 중국 영토의 일부라고 규정하고 있다. 중국은 라이 총통을 '분리주의자'라고 부르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라이 총통은 중국이 대만에 대한 주권 주장을 뒷받침할 역사적 증거와 법적 증거가 모두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국가 통합"이라는 연작 중 첫 번째 연설을 통해 대만의 독특한 역사적 정체성을 부각했다.
특히 그는 대만 국민이 1895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의 식민통치에 반대하는 봉기와 같은 침략에 저항해온 역사를 제시했다. 또한, 마지막 중국 제국 왕조인 청나라 치하에서도 대만은 단 8년 동안만 중국의 성으로 간주되었다고 밝혔다.
중국이 자신들의 주장의 법적 근거 중 하나로 제시하는 1971년 유엔 결의안에 대해서도 라이 총통은 강력히 반박했다. 그는 이 결의안이 대만의 주권과 아무 상관이 없다며 "유엔 결의안은 어느 정부가 유엔에 참석하느냐에 관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라이 총통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이 현실적이라고 강조하며, 대만 주변에서 매일 벌어지고 있는 중국의 군사 활동을 지적했다. 이는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 지속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발언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중국을 "적대적인 외국 세력"이라고 불렀던 라이 총통의 이번 발언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더욱 강경한 입장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중국에 여러 차례 대화를 제안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현재 대만의 공식 명칭은 중화민국으로, 이는 1949년 마오쩌둥의 공산당과 내전에서 패배한 국민당 정부가 대만으로 피란 온 이후 유지되고 있다. 중화민국 정부는 당시 중국 대륙에서 대만으로 근거지를 옮겨 현재까지 민주적 정부를 유지하고 있다.
라이 총통의 이번 발언은 중국의 지속적인 압박에도 대만의 주권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대만의 미래는 대만 국민만이 결정할 수 있다는 민주주의 원칙을 재확인한 점이 주목된다.
중국 대만사무판공실은 근무 시간 외라는 이유로 이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양안 관계는 라이 총통의 강경 발언으로 더욱 경색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은 23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민주국가로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통해 정부를 구성하고 있으며, 독립적인 사법부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라이 총통의 이번 발언은 이런 민주적 가치와 주권 의식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