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강도 대출규제로 가계대출 성장률 소폭 하락 전망

시중은행은 가계와 기업 대출 비중이 비슷해 수익성 방어 부담이 낮지만, 인터넷은행은 가계대출 비중이 90%에 이르러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다.
6일 금융권과 증권가에 따르면 정부의 6·27 대출 규제로 은행권 가계대출의 연간 성장률을 종전 4%대에서 3%대로, 약 0.5~1%포인트가량 하락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대출에 기댄 성장이 어려워지자 비상이 걸린 시중은행들은 기업대출 확대로 실적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은 전체 대출에서 가계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부분 비슷하다. 이에 기업대출 확대를 통한 수익성 방어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다만 가계대출 비중이 90%에 가까운 인터넷전문은행들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3월 말 기준 원화대출금 44조2723억 원에서 가계대출 42조164억 원으로 약 95%에 이른다. 케이뱅크는 원화대출금 16조9445억 원 중 15조6314억 원으로 92%를 차지한다. 토스뱅크 역시 원화대출금 14조8507억 원 중 13조3990억 원이 가계대출로 비중이 90%가 넘는다.
인터넷전문은행 특성상 기업대출 확대가 쉽지 않아 개인사업자(소호) 대출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현행법상 기업대출의 경우 중소기업에 한해서만 대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부분 비대면 영업으로 이뤄지고 있어 대출 범위가 개인사업자 위주다.
그러나 개인사업자 대출은 직장인보다 신용평가가 까다롭고 담보대출 대비 손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취급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정부 대책이) 높은 성장을 지향하는 인터넷전문은행에는 상대적으로 부담스러운 정책"이라며 "대출자산 대부분이 가계대출로 구성돼 있어 가계대출 제한은 전체 성장 여력에도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