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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차량 소프트웨어에 ‘그록’ 탑재했지만…“차 기능 제어 불가, 사실상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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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차량 소프트웨어에 ‘그록’ 탑재했지만…“차 기능 제어 불가, 사실상 무용지물”

xAI의 챗봇 그록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xAI의 챗봇 그록 로고. 사진=로이터

테슬라가 자사 차량 소프트웨어에 일론 머스크 치고경영자(CEO)가 소유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의 챗봇 그록을 공식 탑재했지만 차량 기능과는 전혀 연동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머스크 CEO는 “그록을 테슬라 차량에 통합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테슬라가 최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버전(2025.26)을 통해 그록 베타버전을 일부 미국 차량에 적용했다고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그러나 이 소프트웨어는 차량 기능과 직접 연동되지 않으며 기존 음성 명령 시스템에도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일렉트렉은 전했다.

◇ 차량 기능 연동은 불가능…“그냥 차 안에 있는 스마트폰일 뿐”

이번 업데이트는 지난 2021년 중반 이후 생산된 AMD 인포테인먼트 컴퓨터 탑재 차량 가운데 미국 내 프리미엄 커넥티비티 또는 와이파이 접속이 가능한 차량에만 적용된다. 그러나 테슬라는 출시 노트에서 “그록은 현재 베타 상태이며 차량 명령을 실행하지 않는다. 기존 음성 명령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명시했다.

일렉트렉은 “이는 단순히 스마트폰이나 차량 내 브라우저에서 그록을 사용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머스크가 주장했던 차량 통합형 AI 시스템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테슬라는 이번 업데이트에서 그록의 구체적인 활용 예시를 보여줬지만 해당 예시는 차량 기능 제어와는 무관한 단순 대화형 인터페이스에 불과했다.

◇ 경쟁사들은 차량 AI 본격 도입…테슬라 “상황 뒤처져”


일렉트렉은 “테슬라는 사실상 경쟁사들에 비해 한참 뒤처진 상태”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샤오미는 자사 차량 ‘SU7’에 탑재한 AI가 차량 내 카메라와 센서를 기반으로 차량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설명할 수 있으며 주요 기능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부 유럽 및 일본 제조사들도 챗GPT나 자체 개발 LLM을 탑재해 운전 보조 및 정보 안내, 내비게이션 제어 등과 연계하고 있다.

이밖에 이번 테슬라 업데이트에는 실내 무드 조명이 음악에 따라 반응하도록 하는 ‘라이트 싱크(Light Sync)’ 기능, 대시캠 뷰어의 줌 및 재생 속도 조절 기능, 오디오 프리셋 저장 기능, 충전소 정보 표시 강화, 신차 오너를 위한 온보딩 가이드 등도 포함됐다. 사이버트럭 전용 대시캠 뷰어도 새로 도입됐다.

그러나 일렉트렉은 “그록 통합 외에 이번 업데이트는 대체로 부가적인 수준이며 차량 내 인공지능 통합이라는 측면에서는 의미 있는 진전이 없다”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