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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패권 전쟁, 中·美 '줄다리기'에 개도국 '최전선'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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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패권 전쟁, 中·美 '줄다리기'에 개도국 '최전선' 부상

中, 공급망 통제력 '무기'로 활용… 개발도상국, 기술·자원 제공하며 '기회 모색'
美, '광산-자석' 공급망 구축 난항… 외교적 해법에 집중, 기술·자본 부족 한계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핵심 광물인 희토류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격화되자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한 개발도상국들이 양대 강대국 간의 고위험 줄다리기에서 새로운 '최전선'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5일(현지 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분석가들은 중국 공급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서방의 노력이 대부분 외교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투자를 통한 기술 전문성 확보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굴의 60%, 가공의 85%, 영구자석 생산의 90% 이상을 장악하며 공급망을 통제하고 있다. 이러한 막대한 지배력은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희토류를 강력한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배경이 되었다.

이에 대응해 미국과 동맹국들은 '광산-자석' 공급망 재건을 위한 다자간 이니셔티브를 출범시켰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노력이 아직 외교적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한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일라리아 마조코 부국장은 "미국과 다른 국가들은 수년간 다각화를 모색해 왔지만 여전히 극복하기 어려운 과제"라면서 "많은 해결책이 장기적인 반면에 수출 통제의 위협은 즉각적이라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과 서방 투자자들의 구애를 받고 있는 자원이 풍부한 개발도상국들은 이러한 상황을 기회로 삼고 있다.

캐나다 스톰크로 캐피털(Stormcrow Capital)의 조너선 하이카위 사장은 중국이 시장 규모와 지정학적 안정성을 포함해 미국보다 이들 국가에 더 많은 것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지정학적 전략에는 기술 이전과 자원 접근을 제공하는 '당근'과 함께 지정학적 경쟁국에 수출 통제를 부과하는 '채찍'이 포함된다.

희토류가 풍부한 개발도상국들에 이는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안겨준다. 이들 국가는 중국 기업의 기술력과 자본을 활용해 희토류 산업을 발전시키려 하지만, 동시에 중국의 지배력 아래 종속될 위험도 존재한다.

베트남은 미국과의 협정을 통해 희토류 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는 중국으로부터 가공 기술을 공유받는 등 독자적인 산업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미얀마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미얀마 희토류를 중국에서 분리하려는 제안을 검토하는 등, 이들 국가는 미·중 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가 '시간과 돈'의 문제이며, 단순히 광산 현장을 찾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고 지적한다. 처리 시설, 제조 역량, 기술 전문성 시스템 구축이 모두 필요하다.

코리 콤즈 트리비움 차이나 공급망 연구 책임자는 "세계가 내일 기술적으로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중국은 어제의 위치를 따라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서방이 희토류의 모든 상업적 응용 제품군을 의미 있게 다양화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서방이 군사 장비 부품과 같은 중요한 영역에서 공급망 다각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