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급·저임금 일자리 13~20% 급감...재교육 없으면 "절반이 5년 내 사라져"

포춘(Fortune)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스티브 프레스턴(Steve Preston) 굿윌 CEO는 "AI 때문에 젊은 실업자들이 대거 몰려올 것에 대비하고 있다"며 재교육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AI, 초급 일자리 직격탄
프레스턴 CEO는 포춘과 독점 인터뷰에서 "우리는 AI 때문에 실직한 젊은이들과 다른 연령층 실업자들이 대거 몰려올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저임금 일자리와 초급 일자리를 가장 심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이미 대기업들이 AI 도입을 이유로 상당한 규모로 해고를 시작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전직 미국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을 지낸 65세인 프레스턴 CEO는 "재앙 수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상당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미국 아웃플레이스먼트 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 Christmas)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첫 7개월 동안 미국에서 생성형 AI 도입과 바로 연결된 일자리 감축이 1만 개를 넘어섰다. 이는 AI를 올해 인력 감축 주요 5대 원인 중 하나로 꼽는 수준이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AI에 노출된 분야에서 초급 일자리는 13~20% 줄어들었고, 5년 내 초급 화이트칼라 일자리의 50%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26년까지 기업 40%가 사람을 대체할 AI 도구를 도입할 계획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콜센터·영업직 해고 확산
프레스턴 CEO는 콜센터와 영업직이 현재 특히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분야는 반복 업무와 정형화된 업무 비중이 높아 AI가 대체하기 쉬운 영역으로 분류된다.
같은 기간 미국 기업들이 발표한 전체 일자리 감축 규모는 80만6000개에 이르러 2020년 이후 같은 기간 기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기술 부문에서만 8만9000개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2023년 이후 AI 중복을 바로 원인으로 한 기술직 일자리 손실은 2만7000개를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기업들이 운영을 합리화하고 부서를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초급 직책을 AI로 대체하는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AI 기술이 주니어급 업무를 대체하는 데 점점 더 능숙해지면서 기업들 채용 기준도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굿윌 "200만명 재교육 준비"
전국에 650개가 넘는 취업센터를 운영하는 굿윌은 지난해 2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고용 서비스를 이용했으며, 앞으로 더 많은 구직자가 몰릴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프레스턴 CEO는 설명했다.
굿윌은 특히 디지털 취업 가속 프로그램(Digital Career Accelerator)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2022년 구글(Google.org) 일부 지원을 받아 1200만 달러(약 167억 원)가 투자됐으며, 2025년까지 200만 명이 넘는 사람에게 디지털 능력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레스턴 CEO는 "디지털 기술이 정말 중요하다"며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15개 앱을 동시에 열어두는 것과 디지털 기술은 전혀 다른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엑셀부터 구글 독스까지 정말 직장에서 사용하는 기술 도구를 젊은이들이 익혀야 한다"며 "일정 수준 디지털 기술을 익힌 사람들에게는 문이 활짝 열리지만, 그런 기술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던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계속 발견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못쓰면 일자리서 배제"
프레스턴 CEO는 다음 단계로 챗GPT(ChatGPT)와 제미나이(Gemini) 같은 AI 도구 사용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AI 도구 사용에 능숙한 사람들이 점점 더 시장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앞서나가기 시작하고 있다"며 "30대나 40대에 일자리를 구하려는 사람이 이런 기술을 익히지 않았다면 시장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일자리 상당 부분에서 사실상 배제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집중 디지털 부트캠프를 거쳐 노숙자에서 액센추어(Accenture)와 구글 취업으로 이어진 두 여성 사례를 바로 떠올릴 수 있다"며 "그런 기술을 익히면 문이 활짝 열리는 것을 본다. 결코 늦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을 통한 종합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프레스턴 CEO는 고용주들과 계속 소통하며 앞으로 실제로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태양광 패널 설치부터 전기차 충전소 유지보수까지 청정기술 분야 일자리가 대학 학위 없어도 할 수 있는 유망한 대안을 제공한다고 제시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