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091건…인텔 3배, 엔비디아 5배 규모
"EUV 제재로 양산 한계…첨단 패키징 '시스템 혁신' 포석"
"EUV 제재로 양산 한계…첨단 패키징 '시스템 혁신' 포석"
이미지 확대보기중국의 통신 공룡 화웨이(華爲)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자립을 위해 GPU(영상 처리 반도체) 관련 특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3년까지 최근 5년간 화웨이의 GPU 특허 출원 건수는 10배나 급증하며, 이 분야 절대 강자인 미국 엔비디아와 인텔의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의 강력한 제재 속에서 독자 A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방위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화웨이는 2나노(nm) 미세 공정 이후 세대까지 염두에 둔 설계, 공정, 패키징, 장비 분야의 연구개발(R&D)까지 다각도로 진행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11일(현지시각) 일본 닛케이 크로스테크와 닛케이 일렉트로닉스는 교토의 특허 조사 업체 '패튼트필드(Patentfield)'의 분석 도구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GPU', 'Accelerator(가속기)', 'EUV(극자외선)' 등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 전 세계 특허 출원 동향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이러한 특허 확대는 AI 학습과 추론 가속기, 메모리 인터페이스, 패키징, 제조 공정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AI 인프라 구축을 의미한다.
2023년 3091건…엔비디아·인텔 압도
2023년 기준으로 인텔 출원 건수의 3배, 엔비디아의 5배에 해당하는 압도적인 수치다. AI 칩과 가속기 분야에서 화웨이가 공격적으로 지적 재산(IP) 구축에 나섰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독자 AI 기술 기반을 확보하려는 화웨이의 전략이 반영된 결과다. 화웨이는 반도체 설계부터 서버, AI 모델에 이르는 '전방위' AI 자립(전 스택 내재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GPU 관련 특허의 급증은 이러한 시스템 자립도를 높이는 신호로 해석된다.
앞서 화웨이는 지난 9월, 2028년까지 3세대에 걸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신제품 출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GPU 관련 특허에서 삼성전자의 출원 건수 또한 높게 나타났는데, AI 연산 시 GPU와 함께 작동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개발에 집중된 경향을 보였다. 데이터센터에서 GPU와 HBM의 결합이 AI 연산 병목 현상을 해결할 핵심 기술이라는 업계의 구조적 흐름과 일치한다.
'2나노 R&D' 포석…"양산은 별개 문제"
다만, 화웨이의 2nm 공정 R&D가 단기 대량 양산 역량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EUV 관련 기술 특허를 지속 출원하며 차세대 미세화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사실이나, 미국의 제재에 따른 EUV 장비 접근 제한과 수율 문제로 실제 2nm급 대량 양산의 단기 가시성은 낮다고 평가한다.
글로벌 선도 기업인 TSMC, 삼성전자, 인텔이 2025~2026년 2nm 양산 체제로 전환하는 것과 비교하면, 중국 내 장비 수급 제약 때문에 양산 격차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화웨이의 공격적 특허 확보 전략은 2nm 노드 자체의 즉각 양산보다는, 칩렛(Chiplet) 3D 적층 등 첨단 패키징과 메모리 인터커넥트, 가속기 설계를 포괄하는 시스템 레벨의 혁신을 겨냥한 전방위 포석으로 풀이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