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O 회원국 내년 국방비 1조5000억 달러 전망…병력 30만 명 증원·독일 2035년까지 26만 명 확충
이미지 확대보기2024년 유럽 국방비 6930억 달러…냉전 이후 최대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올해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유럽(러시아 포함) 국방비 지출은 6930억 달러(1020조 원)로 2023년 대비 17% 증가했다. 이는 냉전 종식 이후 최대 규모다. 유럽 NATO 회원국만 따로 계산하면 4540억 달러(약 668조 원)로 전년 대비 약 20% 늘어났다.
SIPRI 군사비 프로그램 연구원 자드 기베르토 리카르는 "유럽 NATO 회원국들의 급속한 지출 증가는 러시아의 지속적인 위협과 NATO 내 미국의 이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독일은 국방비를 28% 증가시켜 885억 달러(약 130조 원)를 기록했으며, 이는 중서부 유럽 최대 규모이자 세계 4위 수준이다. 폴란드는 31% 증가한 380억 달러(약 55조 원)를 국방에 투입했으며,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4.2%에 해당한다. NATO는 회원국들에게 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 폴란드는 이를 두 배 이상 초과했다.
올해 NATO 회원국 전체의 국방비는 1조5000억 달러(약 220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의 55%를 차지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EU 회원국들의 국방비가 2024년 3430억 유로(약 581조 원)에서 2025년 3810억 유로(약 645조 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정보 차단' 위협에 자체 정보망 구축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평화안 수용을 압박하면서 정보 공유 중단을 경고하자 유럽과 캐나다가 대체 정보망 구축에 나섰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달 21일 할리팩스 국제안보포럼에서 여러 NATO 회원국이 미국 정보를 대체할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NATO 다이애나 방위 혁신 프로그램 대행 책임자 제임스 아파투라이는 "미국의 역량은 독보적이며 NATO 차원에서도 명백히 대체 불가능하다"면서도 "몇 년 전만 해도 이용할 수 없었거나 상상할 수 없었던 상업용 선택지가 이제 존재한다"고 말했다.
아파투라이는 유럽 정부에 이동 정찰 위성을 판매하고 우크라이나에 영상 자료를 제공하는 핀란드 업체 ICEYE를 사례로 들었다. ICEYE는 현재 510기의 위성을 운용 중이며 향후 2년 안에 1015기를 추가로 발사할 계획이다.
캐나다 국방참모총장 제니 카리냥 장군은 미국 자료가 없으면 장거리 타격 정확도가 더 어려워지지만, 일부 능력은 드론과 다른 자산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는 이전에 러시아 움직임을 감시하는 데 사용한 RADARSAT-2 영상을 제공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오는 27일 추수감사절까지 평화안을 수용하기를 원하며, 키이우가 거부할 경우 정보와 무기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폴란드·루마니아 전투기 긴급 출격…러 'NATO 공격 준비' 경고
한편 폴란드군은 지난 22일 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가운데 인근 영공을 보호하기 위해 전투기를 긴급 배치했다. 폴란드군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투기와 조기경보기를 포함한 "필요한" 병력과 자산을 동원했으며, 레이더 탐지, 감시 체계, 지상 방공 부대를 '최대 준비태세'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폴란드군 관계자들은 "이러한 조치는 예방적 성격을 띠며, 특히 위협받는 지역 인접 지역의 영공과 그 보호를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폴란드군 참모총장 비에슬라프 쿠쿨라가 러시아가 "전쟁 준비 기간을 시작했다"고 경고한 데 따른 것이다. 쿠쿨라 총장은 모스크바가 폴란드 영토에서 잠재적 침략을 위한 "유리한" 조건을 조성하기 위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루마니아 국방부는 러시아의 공격 중 드론이 NATO 회원국 영공에 진입하자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 2대와 F-16 전투기 2대를 출동시켰다고 보고했다.
키이우 인디펜던트 신문에 따르면 러시아의 대규모 야간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들에 정전이 발생했으며, 테르노필시의 주거용 건물이 공격받아 최소 9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러시아 국방부는 키이우의 러시아 영토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과 장거리 드론 창고를 포함한 군사 목표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독일, 2035년까지 병력 26만 명 확대…'유럽 최강' 목표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계속되자 독일은 현재 약 18만 명인 병력을 2035년까지 26만 명으로 늘리고, 예비군 20만 명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CNN은 지난 23일 독일 연립정부가 지난주 합의한 새로운 징병법안이 러시아의 위협과 미국 외교 정책의 중대한 변화에 맞서 독일군을 강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개혁안은 우선 자발적 입대에 중점을 두며, 가입자에게 월 초봉 2600유로(약 440만 원)를 포함한 더 큰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현재 수준에서 450유로(약 76만 원) 인상된 금액이다. 새로운 할당량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정부는 필요 시 의무 소집을 선택할 수 있다.
내년부터 모든 18세는 군 복무에 대한 관심을 묻는 설문지를 받게 된다. 남성의 경우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이 의무다. 2027년부터는 18세 남성이 의무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독일 국방장관 보리스 피스토리우스는 "우리 군대가 무장, 훈련, 인력을 통해 억지력과 방어력이 높을수록 우리가 갈등에 휘말릴 가능성은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는 베를린의 새로운 군사 체계가 다른 유럽 동맹국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런던 소재 싱크탱크 채텀하우스 유럽 프로그램 부연구원 민나 올란더는 "새로운 인원 수가 달성되는 계획이 실현된다면 유럽에 큰 도움이 될 것이지만, 그건 아마 2030년대쯤일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국방참모총장 카스텐 브로이어 장군은 올해 6월 BBC와의 인터뷰에서 NATO가 향후 4년 이내, 심지어 2029년까지 러시아의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하며 회원국들에게 대비를 촉구했다.
NATO 국방비 GDP 5% 목표 논의…"유럽 30만 병력 추가 필요"
NATO 사무총장 마크 뤼터는 올해 2월 국방장관 회의에서 "2%는 바닥이지 천장이 아니다"라며 유럽 국가들에게 국방 노력을 "터보차저로 가속화"할 것을 촉구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NATO 정상들은 올해 6월 헤이그 정상회의에서 2035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두 배 이상 늘리기로 약속했다.
회원국들은 군사 장비 구매와 병력 유지를 위한 핵심 국방비로 GDP의 3.5%를 지출하고, 군사 기동성, 사이버 안보, 중요 기반시설 복원력을 강화하는 국방 관련 투자에 1.5%를 추가로 지출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요구해온 5% 목표가 사실상 실현된 것이다.
브뤼셀 소재 싱크탱크 브뤼겔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유럽은 미국 없이 러시아의 침략을 억지하려면 30만 명의 병력 증원과 연간 최소 2500억 유로(약 423조 원)의 국방비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유럽의 안보 환경은 2022년 이후 악화했으며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독일이 홀로 최소 1250억 유로(약 211조 원)를 추가로 조달해 연간 국방비를 800억 유로(약 135조 원)에서 1400억 유로(약 237조 원, GDP의 약 3.5%)로 늘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