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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조선소, 첨단 선박 건조로 '질적 전환' 모색...韓 경쟁 심화로 주문 감소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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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조선소, 첨단 선박 건조로 '질적 전환' 모색...韓 경쟁 심화로 주문 감소 직면

데드웨이트 톤수 기준 세계 주문 65% 차지...작년 대비 10%p 하락, 지정학적 긴장 영향
CSSC, 크루즈선·심해 시추선·원자력 선박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수익성 중심 전략 천명
2025년 8월 25일 중국 장쑤성 이정의 조선소에서 작업자들이 선박을 건조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8월 25일 중국 장쑤성 이정의 조선소에서 작업자들이 선박을 건조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조선소들이 한국 경쟁사들의 도전이 심화되는 가운데 주문 감소에 직면하자, 수익성 유지를 위해 첨단 선박 건조와 생산 능력의 질적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국영 거대 기업인 중국조선공사(CSSC)부터 민간 조선소에 이르기까지 중국 조선업계는 새로운 전략적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해운 서비스 제공업체 클락슨스에 따르면, 중국 조선소들은 2025년 상반기 동안 전 세계 주문의 65%를 데드웨이트 톤수 기준으로 보유했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의 약 75%에서 감소한 수치다. 특히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인해 9월까지 3개월 동안 중국산 선박 주문이 전년 대비 61% 급감한 1050만 톤에 그쳤다.
싱원화 상하이 해군건축가해양기술자 협회 회장은 "세계 경제와 조선 산업은 성장이 둔화되고 불확실성이 커지는 새로운 주기에 접어들었다"면서도, 중국 조선소가 글로벌 공급망 안정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 조선소들의 주문은 올해 크게 급증하여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이 전년 13.3%에서 상반기 25.9%로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이는 중국 조선소의 주문 감소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중국 정부는 무작정한 제조 능력 확장에 따른 위험을 인지하고 있으며, 업계 관계자들에게 수량보다는 품질과 수익성에 집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상하이의 독립 분석가 가오 셴은 중국이 여전히 세계 최대 조선국이지만, 수익성 유지를 위해 생산 능력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5년 상반기 중국 조선소들은 총이익률이 사상 최고치인 9.7%에 도달하며 질적 성장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조선 대기업인 CSSC는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가치 사슬 상승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크루즈선, 심해 시추선, 원자력 추진 선박 등 첨단 선박 건조 계획을 밝혔다.
CSSC는 이미 내년에 인도될 예정인 중국 본토의 두 번째 자체 제작 크루즈선인 '아도라 플로라 시티'를 건조 중이다. 또한, 지난해 말에는 극심한 환경에서도 최대 1만1000미터까지 시추 가능한 본토 최초의 심해 시추선 '멍샹(Mengxiang)'을 인도했다.

CSSC 부사장 마윈샹은 그룹이 글로벌 시장의 3분의 1을 장악하고 있다며, 인공지능과 신에너지 기술 사용 증가 속에서 세계적 수준의 조선소를 건조하며 보다 통합된 공급망을 구축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중국 조선업계의 전략적 전환은 과거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조선 산업 침체를 겪었던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수량 경쟁 대신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집중하여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