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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만에 16조 원 무기 판매 승인...중국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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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만에 16조 원 무기 판매 승인...중국 강력 반발

하이마스 82기 등 대규모 무기 판매로 대만 억지력 강화…미·중 긴장 재점화

18일 대만 타이베이의 다리 위에 대만 국기가 걸려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18일 대만 타이베이의 다리 위에 대만 국기가 걸려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18일(현지시각) 대만에 대해 총 111억 달러(약 16조3000억 원) 규모의 무기 판매 패키지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해당 무기 판매가 대만의 군 현대화와 신뢰할 수 있는 방어 역량 유지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협상에 주력하며 대중(對中) 정책에서 다소 완화된 기조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이 대만에 대한 지지 의지를 재확인한 조치라고 해석했다.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에 강하게 반대해 온 중국은 미국의 이번 결정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중국은 그동안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주장하며, 필요할 경우 무력으로라도 통일을 추진하겠다는 견해를 밝혀 왔다.

WSJ에 따르면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대만 무장 시도는 결국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며 “대만은 무기 구매에 국민의 피땀 어린 돈을 낭비하고, 섬 전체를 화약고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승인 패키지에는 약 40억 달러 규모의 트럭 탑재형 다연장 로켓 발사 시스템 하이마스(HIMARS) 82기가 포함됐다. WSJ은 이에 대해 침공 세력에 상당한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대만에 제공함으로써, 중국의 압도적인 군사력을 억제하려는 대만의 전략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해당 패키지에는 곡사포, 미사일, 대전차 드론 등 다양한 무기 체계도 포함됐다. 또한 약 40억 달러 규모의 최신형 곡사포 60문도 승인됐다.

타이베이에 있는 국방안보연구원(INDSR)의 수쯔윈 연구위원은 해당 무기가 현재 미군이 운용 중인 최신 모델로, 대만 군 전력에 있어 의미 있는 성능 향상을 가져올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하이마스가 중국 동부 연안의 군사 목표물까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억지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앞서 지난 2019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대만에 F-16V 전투기 66대를 80억 달러에 판매하는 안을 승인했다. 이후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난달 3억3000만 달러 규모의 항공기 부품 패키지를 승인하며 대만에 무기 판매를 재개했다.

백악관은 이달 공개한 국가안보전략에서 중국과의 이념적 차이를 부각하기보다는 경제와 무역을 양국 관계의 우선순위로 제시하며, 대중(對中) 접근법의 변화를 시사했다. 해당 문서는 수년간 중국을 미국에 대한 최대 도전으로 규정해 온 기존 기조에서 벗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WSJ은 “이번 무기 판매 승인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대만을 향해 점점 공세적인 태도를 취하는 데에 대해 사실상 묵인할 수 있다는 워싱턴 정가의 우려를 일부 해소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중국의 대만 침공 시 군사적으로 개입할지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중국을 억제하는 동시에, 대만이 공식적인 독립 선언에 나서는 것을 자제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미국은 대만과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맺고 있지는 않지만, 여전히 대만의 가장 중요한 안보 후원국으로 남아 있다. 1979년 제정된 대만관계법(Taiwan Relations Act)은 미국이 대만의 자위 능력을 위해 무기를 제공할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지난달 미·대만 관계가 “매우 공고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대만 국방부는 이날 타이베이에서 미국의 무기 판매 승인에 대해 “진심 어린 감사”를 표명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