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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베트남 접경 지대에 휴머노이드 로봇 투입…실전 배치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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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베트남 접경 지대에 휴머노이드 로봇 투입…실전 배치 시험대

유비테크의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 S2’. 사진=유비테크이미지 확대보기
유비테크의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 S2’. 사진=유비테크
중국이 베트남과 맞닿은 국경 지역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하는 실험에 나섰다.

공항이나 공장 같은 통제된 공간을 넘어 사람과 차량이 끊임없이 오가는 국경 검문 현장에 인간형 로봇을 배치하는 것은 이례적인 시도로 평가된다.

25일(현지 시각) 미국의 과학·환경 전문매체 어스닷컴에 따르면 중국 로봇기업 유비테크는 광시좡족자치구 팡청강 국경 통과 지점에 자사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 S2’를 배치하는 계약을 수주했다고 이날 밝혔다. 계약 규모는 2억6400만 위안(약 546억 원)이다.

로봇이 투입되는 팡청강은 중국과 베트남을 잇는 주요 국경 도시로 화물 트럭과 관광객, 하루 통행 인원이 집중되는 지역이다. 일정이 촘촘하고 검문 절차를 쉽게 중단할 수 없는 환경인 만큼 중국 당국은 국경 통과 지점을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전 시험장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어스닷컴은 전했다.
'워커 S2'는 성인 크기의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사람과 유사한 보행 구조를 갖추고 있다. 카메라와 깊이 센서, 관절 힘 감지 장치를 결합해 혼잡한 환경에서도 균형을 유지하도록 설계됐으며 배터리를 스스로 교체할 수 있어 사실상 24시간 연속 운용이 가능하다.

'워커 S2'는 국경 현장에서 대기 줄 안내, 차량 동선 유도, 간단한 질의응답, 통로 순찰 등의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다. 일부 로봇은 화물 구역을 오가며 컨테이너 식별 번호 확인과 봉인 상태 점검, 물류 상황 전달을 지원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이 같은 기능이 인력을 대체하기보다는 국경 요원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보조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이번 휴머노이드 로봇 배치를 향후 공항·항만·철도역 등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장소로 확대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시험대로 보고 있다. 국경이라는 규제 환경에서 안정성과 책임성이 검증될 경우 공공 영역 전반으로의 확산 논리가 강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중국 정부는 이미 휴머노이드 로봇을 전략산업으로 규정하고 제도 정비에 나서고 있다. 2023년 산업정보화부는 휴머노이드 로봇 중심의 국가 혁신 체계 구축 방침을 제시했고, 이후 표준 제정과 실증 사업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국경 배치 역시 이런 정책 흐름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로봇이 야외 환경과 악천후, 예측 불가능한 군중의 움직임 속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 유지·보수 비용까지 포함했을 때 실제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중국 내부에서도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과도한 기대와 공급 과잉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도가 성공할 경우 중국의 국경 관리와 공공 안전 분야 자동화가 한 단계 진전될 수 있지만, 실패할 경우 규제 강화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