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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1위 상실 이후 더 큰 시험대…유럽 수요 둔화·중국 구조 변화·머스크 리스크 겹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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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1위 상실 이후 더 큰 시험대…유럽 수요 둔화·중국 구조 변화·머스크 리스크 겹쳐



테슬라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로고. 사진=로이터


테슬라가 최근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를 중국 비야디에 내준 이후 단순한 순위 변동을 넘어 사업 구조 전반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럽 핵심 시장에서의 수요 둔화, 중국 중심 전기차 시장 구조 변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둘러싼 정치적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하며 테슬라의 회복 경로를 좁히고 있다고 야후파이낸스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독일·프랑스·영국·스웨덴 등 유럽 주요국에서 테슬라 차량 등록 대수가 지난해 말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독일은 테슬라의 유럽 생산 거점이 위치한 상징적인 시장으로 이 지역에서의 판매 둔화는 단기 조정이 아니라 구조적 수요 약화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 시장서 드러난 한계…가격 인하로는 역부족

유럽에서는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함께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본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테슬라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차별성도 가격 경쟁력도 모두 압박받는 위치에 놓였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단순한 가격 인하만으로는 수요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이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야후파이낸스는 테슬라가 유럽에서 판매 반등을 이루려면 단순한 가격 전략이 아니라 모델 구성과 제품 포지셔닝 전반을 재검토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중국 중심 전기차 구조, 글로벌 경쟁 구도 흔든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이미 내수 중심 구조를 넘어 글로벌 가격 결정력을 갖는 단계로 진입했다. 중국 내에서 비야디를 비롯한 토종 업체 점유율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해외 업체가 유지할 수 있는 공간은 빠르게 줄고 있다.

문제는 이 변화가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 업체들은 내수에서 확보한 규모와 비용 구조를 바탕으로 유럽과 신흥시장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서 판매를 유지하더라도 글로벌 경쟁 구도에서는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머스크 리스크’, 이미지 문제 넘어 실수요 변수로

머스크 CEO의 정치 행보도 점차 계량적 분석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 국립경제연구국(NBER)은 머스크 CEO의 정치적 발언과 활동이 테슬라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최근 내놓으면서 이른바 ‘머스크 당파 효과’를 제시했다.

이 연구는 머스크 CEO의 정치적 개입이 없었다면 테슬라 판매가 크게 더 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이에 따라 머스크 CEO 개인 리스크가 단순한 이미지 문제가 아니라 실제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 변수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점은 여전하지만, 전략 수정 불가피

테슬라는 여전히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구조, 에너지 저장 사업 등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과거처럼 규모와 기술 격차만으로 시장을 압도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도 실질적인 판매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테슬라의 가격 인하 전략은 마진을 희생하는 방어책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1위 상실’보다 중요한 질문

이번 국면에서 핵심은 테슬라가 1위를 내줬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더 중요한 질문은 테슬라가 어떤 방식으로 경쟁 우위를 회복할 수 있느냐는 것.

유럽 수요 둔화와 중국 중심 시장 구조 변화, 머스크 CEO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하는 환경에서 기존 전략의 미세 조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시장은 테슬라를 단순한 전기차 제조사가 아니라 자율주행과 로보택시, 에너지 사업까지 포함한 복합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어느 축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느냐에 따라 이번 1위 상실이 일시적 사건이 될지 구조적 전환점이 될지가 갈릴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