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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진단, 의대 증원 上] 의료공백 해소 '의사 증원' 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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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진단, 의대 증원 上] 의료공백 해소 '의사 증원' 답일까

OECD 대비 국내 의사 수…여전히 부족
교육·근무환경 개선 없이 의료 질 기대 어려워
최근 정부의 의료정책 추진 과정에서 2년간 장기 지속된 의정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정부의 의료정책 추진 과정에서 2년간 장기 지속된 의정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을 놓고 사회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의대 정원 증원은 지난 정권부터 이재명 정부까지 이어진 정책이다. 이재명 정부에서 내실을 다진다고 했지만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은 변함없다.

지난 13일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3차 회의에서 오는 2027년 이후 증원되는 의대 정원을 모두 지역의사제로 선발해 지역과 필수의료 분야에 투입하는 방안과 공공의료사관학교 설립, 의대 신설 등이 논의됐다. 또 복수의 시나리오별 양성 규모를 차기 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장관은 “양적 규모나 숫자에 매몰되지 않고 의사 인력 규모 논의의 궁극적인 목적인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목표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의료정책 추진의 흐름은 미래 의료 공백을 없애기 위해 일관된 방향의 로드맵을 찾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 오는 2월 의대 정원 증원 수가 발표될 예정이지만, 의사 단체와 정부의 의견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2025 보건의료 주요 지표 한눈에 보기’에서 국내 인구 1000명당 2.7명의 의사가 진료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OECD 국가의 평균 의사 수는 3.9명이 진료하고 있다. 이는 국내 의사 수를 OECD 국가 평균 의사 수와 비교하면 인구 1000명당 의사가 약 1.2명 부족하고 비율로는 약 30%가량 적은 편에 속한다.
국민은 의사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다. 코로나19 사태와 응급실 뺑뺑이, 의료대란 속 전공의 이탈 등 의료 공백을 깊이 체감할 수 있었다. 특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다 보니 미래를 판단해 의사 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상황이다. 또 부족한 의사 수를 채운다 해도 필수 의료 분야를 택한다는 보장도 없다. 때문에 현재 진행 중인 지역의사제는 필수 의료과 중심으로 전공을 선택 시 본인 적성과 맞지 않을 수 있는 경우도 고려해야 된다. 의대에서 실습과 수련 병원에서 인턴을 통해 결정 내릴 수 있기에 의대 입시를 치르며 본인이 필수의료과에 맞는 자질이 있는지 판단할 수 없는 문제도 발생한다.

일각에서는 의사들이 편한 의료과 선호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고된 근무 환경에 비해 낮은 수가(酬價)와 법적 책임 등의 현실은 바뀌지 않아 의사들이 필수의료 분야 선택을 기피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정부가 의사 수를 늘리는 것에만 급급해 의료 현장에서의 핵심인 의료진들의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했다. 의료환경 개선에 대한 의지를 정부가 보여줘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또한 의사 수가 많아지면 의료 서비스의 질도 개선될 것이라는 정치권의 판단도 있다. 의대 정원 증원이 시작된 초반 교육 환경이 좋지 않을 수 있다. 의대 교육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원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의정 갈등으로 휴학했던 의대생들이 복귀하기 때문에 정원이 증원된 신입생까지 더해진다면 교육 시스템이 이를 수용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의대는 다양한 실습을 통해 교육되고 많은 인원의 충당을 즉시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다. 의사 양성의 핵심인 교육에서 질이 떨어지면 자연스레 환자들에게도 영향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의사 수 증가만으로 의료 공백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환자와 의사 모두를 충족 시킬 수 있는 종합 지원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료정책 연구 관계자는 “의대 정원 증원과 지역 배분 문제 모두 확정된 것은 없고, 지금부터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는 단계”라며 “현재 논의되는 것들이 올해의 과업으로써 제도 설계와 사회적 합의를 어떻게 이뤄내느냐에 따라 향후 의료 공백 여부나 국민 체감 의료 수준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소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wangsw71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