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안정 명분 내세웠지만 주주가치 제고는 불투명
사업 중복 해소 내세운 분할, 실질 효과엔 의문
사업 중복 해소 내세운 분할, 실질 효과엔 의문
이미지 확대보기26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는 방산, 조선·해양, 에너지, 금융 부문이 속하는 존속법인과 테크·라이프 부문이 포함된 신설법인으로 분할하는 사업 재편을 추진한다. 그동안 한화를 통해 그룹을 지배해온 한화 오너 일가는 이번 인적 분할을 통해 3남인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테크·라이프 부문을 분리한다.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관할하는 방산·조선·에너지 사업과 2남인 김동원 사장이 맡은 금융 부문은 그룹의 모체 격인 ㈜한화에 남는다. 회사는 이번 분할이 사업 중복을 줄이고 각 사업의 전문성과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형제간 이해 충돌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 경영 불확실성을 낮추겠다는 논리도 함께 제시됐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한화그룹 3세 간 계열분리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해석과 함께 장남을 중심으로 한 그룹 승계 구도가 더욱 명확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주주 관점에서 이번 분할이 어떤 실익을 가져오는지가 명확히 설명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분할 이후 비용 절감 효과나 시너지 확대, 중장기 성장 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와 로드맵은 제한적으로 제시됐다. 경영 안정이 곧바로 기업가치 상승으로 연결된다는 보장은 없는 만큼, 주주가치 제고와의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책임경영 논리 역시 선택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형제별 독립 경영은 의사결정 속도를 높일 수 있지만 동시에 내부 견제와 균형 구조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독립성이 강화될수록 외부 통제 장치의 중요성이 커지지만 이에 대한 보완책은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
최근 재계 전반이 전문경영인 체제 강화와 이사회 중심 의사결정,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를 화두로 삼고 있는 점도 이번 분할을 바라보는 시선을 복잡하게 만든다. 혈연을 기준으로 한 사업 분리는 갈등을 줄이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시장 친화적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흐름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형제간 분쟁을 예방하는 것이 기업 경영에 필요한 조건일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이 기업구조 개편의 최우선 목표가 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한화의 이번 분할은 갈등 관리에는 답을 내놨지만, 기업 전략과 주주가치라는 질문에는 여전히 설명이 필요한 선택으로 남아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