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이 본격화되면서 메모리와 데이터 저장장치 관련 주식이 급등하고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저장장치 업종이 AI 수요 급증과 공급 병목 현상 속에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고성능 메모리와 컴퓨터 저장장치 관련 기업 주가는 AI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최근 수개월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데이터 저장장치 업체들은 오랫동안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혁신성이 낮은 분야로 평가받아 왔지만 AI 데이터센터와 연산 인프라 투자가 급증하면서 시장의 시선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FT는 올해 전 세계 AI 인프라 구축 투자 규모가 5000억 달러(약 727조5000억 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저장장치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대형 기술주 중심의 랠리가 다소 주춤한 가운데 나타난 변화다.
◇ 메모리·저장장치주 주가 급등
샌디스크 주가는 올해 1월 초 이후 두 배 가까이 올랐고 지난해 8월 이후로는 약 11배 상승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웨스턴디지털 주가도 같은 기간 약 세 배로 뛰었으며 한국 반도체 업체인 SK하이닉스 역시 비슷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주가 급등으로 디이쇼와 애로스트리트캐피털 등 일부 헤지펀드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평가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아룬 사이 픽테자산운용 멀티자산 전략가는 “어떤 기준으로 봐도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상승”이라며 “AI 투자 확대 국면에서 메모리가 핵심 병목 지점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 AI 수요 폭증, 메모리가 병목으로
이번 랠리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달 초 “전 세계 AI의 작업 메모리를 보유하는 것이 곧 세계 최대 저장장치 시장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이후 다시 불이 붙었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프로세서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초고속 메모리가 필수적이라는 점이 부각된 것이다.
현재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AI 칩에 데이터를 공급하는 고속 솔리드스테이트 메모리의 주요 공급업체로 꼽힌다. 대규모 언어 모델 등 AI 시스템이 처리하는 데이터 규모가 급증하면서 샌디스크와 같은 플래시 메모리 업체의 매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고가의 메모리 수요가 확대되면서 웨스턴디지털과 시게이트테크놀로지의 자기식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르네 하스 암 최고경영자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현장에서 “AI용 고대역폭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며 “사실상 끝이 보이지 않는 수요”라고 말했다.
◇ 공급 제약 속 ‘차세대 AI 수혜주’로 부상
다만 메모리 시장 특유의 경기 순환성과 공장 증설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 탓에 업체들은 생산 능력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데는 신중한 모습이다. 이로 인해 공급 부족이 장기화되면서 메모리 가격과 관련 주가가 동시에 급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처드 클로드 재너스헨더슨 기술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수요가 급증하면 가격은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는다”고 말했다. 기술 컨설팅업체 크리에이티브스트래티지스의 벤 바자리언은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최소 2028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메모리주로 이동한 배경에는 대형 기술주 랠리 둔화도 있다. 최근 몇 년간 미국 증시 상승을 이끌어온 대형 기술주가 고평가 논란과 막대한 투자 부담으로 조정을 받으면서 새로운 AI 수혜주를 찾는 움직임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해 기록적인 상승으로 시가총액 5조 달러(약 7275조 원)를 돌파했지만 현재는 고점 대비 11%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오라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 가운데서는 알파벳만이 지난해 11월 이후 신고가를 기록했다. 대형 기술주 랠리는 S&P500지수 상승을 주도해 왔지만 최근에는 힘이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다.
아룬 사이는 “AI 투자는 더 이상 관련 종목을 묶어 사는 방식이 아니다”며 “시장은 승자와 패자를 훨씬 더 가려내고 있다”고 말했다.
규제 당국 공시에 따르면 디이쇼는 지난해 3분기 샌디스크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시게이트 웨스턴디지털 보유 지분을 늘렸고 이를 현재까지 유지했다면 약 39억 달러(약 5조6745억 원)의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된다. 애로스트리트캐피털도 같은 기간 샌디스크와 시게이트 지분을 늘려 약 13억 달러(약 1조8915억 원)의 평가이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르네상스테크놀로지스는 샌디스크 지분을 두 배로 늘리고 웨스턴디지털 보유량을 다섯 배 확대해 약 4억3500만 달러(약 6330억 원)의 수익을 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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