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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사고는 옛말"…미국 X-에너지, ‘절대 녹지 않는’ 4세대 SMR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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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사고는 옛말"…미국 X-에너지, ‘절대 녹지 않는’ 4세대 SMR로 승부수

두선에너빌리티 투자 미국 X-에너지, 80MW급 ‘멜트다운 제로’ 4세대 원자로 Xe-100 상용화 박차
당구공 크기 ‘TRISO’ 연료로 1,600도 고온 견디며 노심 용융 물리적 차단
전 세계 원전 3배 확대 선언 속 탄소중립 시장 재편할 ‘무탄소 게임체인저’
미국 에너지 혁신 기업 X-에너지(X-energy)는 헬륨 가스를 냉각재로 사용하는 4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인 'Xe-100'을 통해 원전 안전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에너지 혁신 기업 X-에너지(X-energy)는 헬륨 가스를 냉각재로 사용하는 4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인 'Xe-100'을 통해 원전 안전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원자력 발전의 최대 약점인 '노심 용융(멜트다운)' 사고를 원천적으로 차단한 기술이 등장하면서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 되고 있다.

미국 메릴랜드에 본사를 둔 에너지 혁신 기업 X-에너지(X-energy)는 헬륨 가스를 냉각재로 사용하는 4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인 'Xe-100'을 통해 원전 안전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이 회사는 한국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분 투자로 핵심 기자재 공급사 지위를 확보한 기업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각) 에너지 전문 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Interesting Engineering)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440기의 원자로가 상업 전력의 9%를 공급하는 가운데, 2050년 넷제로(Net-Zero) 달성을 위한 원전 용량 3배 확대 계획은 이러한 '사고 불능' 원자로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

당구공 닮은 ‘세라믹 코팅’ 연료…전원 끊겨도 스스로 열 식혀


X-에너지가 개발한 'Xe-100' 원자로의 핵심 경쟁력은 'TRISO(사중 구조 피복 입자)'로 불리는 특수 연료 기술에 있다. 기존 대형 원전이 긴 막대 형태의 연료봉을 물에 담가 냉각하는 방식인 것과 달리, 이 원자로는 당구공 크기의 흑연 구체(Pebble) 수만 개를 노심에 채워 가동한다.

각각의 흑연 구체 내부에는 수천 개의 미세한 우라늄 입자가 들어 있으며, 이는 다중 세라믹과 탄소층으로 겹겹이 쌓여 있다.

미국 에너지부(DOE) 설명에 따르면, 이 코팅은 초고온에서도 방사성 물질을 완벽하게 가두는 '미세 격리 시스템' 역할을 수행한다. 덕분에 원자로를 공장이나 도심에서 불과 500m 이내에 건설할 수 있을 만큼 안전성이 탁월하다.

특히 냉각재로 물 대신 화학적으로 안정한 헬륨 가스를 사용한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헬륨은 물처럼 끓거나 증발하지 않아 내부 압력을 급증시킬 위험이 없다.

만약 사고로 냉각재 공급이 완전히 중단되더라도, 연료 자체가 고온을 견디며 전도와 대류를 통해 열을 자연스럽게 방출하는 '피동형 냉각' 구조를 갖췄다. 인위적인 전력 공급 없이도 원자로 스스로 열을 식혀 녹아내리지 않는 셈이다.

80MW 단위 모듈형 설계…산업 공정열 공급 등 활용도 무궁무진

Xe-100은 한 기당 80메가와트(MW)의 전력을 생산하는 모듈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필요에 따라 4기를 결합해 320MW 규모의 발전소를 구축할 수 있다.

운영 효율도 뛰어나다. 노심 상단에서 매일 새 연료 구체를 투입하고 하단으로 마모된 연료를 배출하는 방식을 채택해, 연료 교체를 위해 발전을 중단할 필요가 없다. 각 연료는 노심을 최대 6번 순환하며 약 3년 동안 에너지를 생산한다.

배출된 사용후핵연료 관리 역시 수월합니다. 별도의 수조 냉각 없이 특수 용기에 담아 현장에서 바로 보관할 수 있다. 또한 이 원자로는 기존 경수로보다 훨씬 높은 온도의 열을 생산할 수 있어, 전력 생산을 넘어 수소 제조, 화학 공정, 정유 등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산업 현장에 직접 열 에너지를 공급하는 용도로도 활용도가 높다.

전문가들 “SMR 시장 주도권 경쟁 가속…경제성 확보가 상용화 관건”


에너지 업계에서는 이번 4세대 원자로 기술이 원전 확대의 최대 걸림돌인 사회적 불안감을 해소할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23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20개국 이상이 원전 용량을 3배 늘리기로 합의한 상황에서, Xe-100과 같은 안전한 기술은 필수적인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이미 세계 최초의 4세대 원자로인 시다오완 발전소를 가동하며 앞서가는 상황에서, 미국의 X-에너지가 추진하는 Xe-100은 서방 국가들이 SMR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아올 핵심 자산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실제 대규모 보급을 위해서는 경제성 입증과 규제 기관의 최종 승인 과정이 남아 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술적 안전성은 이미 확인된 만큼, 앞으로 건설 비용을 낮추고 대량 생산 체제를 얼마나 신속하게 구축하느냐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결정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무탄소 에너지 시대를 선점하기 위한 '녹지 않는 원자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