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인 10만 명당 지점 25.7개로 급감 속 '나홀로 확장'… "지점은 신뢰와 수익의 상징"
최대 자산가 시니어층 '대면 상담' 선호… 단순 현금 인출 넘어 '복합 금융 허브'로 재편
최대 자산가 시니어층 '대면 상담' 선호… 단순 현금 인출 넘어 '복합 금융 허브'로 재편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18일(현지시간)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체이스는 올해 미국 전역 30개 이상의 주에 160개의 신규 지점을 개설하고 기존 지점 600곳을 전면 개보수한다. 이는 은행권 전반이 물리적 거점을 축소하는 흐름과는 정반대되는 행보다.
20년 새 지점 28% 증발… '모바일'이 삼킨 금융 공간
미국 성인 인구 10만 명당 상업은행 지점 수는 지난 20년간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FRED)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04년 약 32.5개였던 성인 10만 명당 지점 수는 2009년 정점을 찍은 뒤 지속해서 감소해 2024년 25.7개까지 떨어졌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은 2009년 고점 대비 미국인 1인당 은행 지점 수가 약 28%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에만 미국 전역에서 264개의 은행 지점이 문을 닫았다. 플래그스타(Flagstar)가 44개, 미국 뱅코프(U.S. Bancorp)가 36개, TD은행(TD Bank)이 35개의 지점을 폐쇄하며 비용 절감과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냈다. 이러한 추세는 모바일 뱅킹 확산과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비대면 서비스가 주류로 자리 잡은 결과다.
이미지 확대보기"돈 있는 시니어, 지점으로 온다"… 자산관리 거점 전략
전체 업계의 위축에도 체이스가 지점망에 집착하는 배경에는 '시니어 세대'와 '자산관리'라는 명확한 계산이 깔려 있다. 현재 모든 세대 중 자산 보유량이 가장 많은 시니어층은 고액 예금과 은퇴 자금을 굴리는 핵심 고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발표한 2025년 하반기 자금순환표에 따르면, 미국 내 부의 불균형은 연령별로 극명하게 나타난다. 1946~1964년생인 베이비부머 세대는 미국 전체 가계 부의 약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총자산은 약 76조 2000억 달러(약 11경조 원)에 이른다. 이들은 부동산뿐만 아니라 주식과 펀드 등 직접적인 금융 자산의 55%를 독점하고 있다. 특히 은퇴 계좌(IRA, 401k)에 쌓인 막대한 현금성 자산은 은행들이 지점을 늘려 이들을 대면 관리하려는 결정적인 이유가 된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디지털 기기 사용에 서툴고, 큰 자산이 움직이는 금융 거래일수록 모바일 앱보다는 대면 상담을 통한 '사람의 확인'을 신뢰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네이선 스토발(Nathan Stovall) 금융기관 리서치 디렉터는 악시오스에 "JP모건은 지점 확장을 소매 예금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고객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한 필수 과업으로 본다"라며 "지점 밀도와 예금 점유율 사이에는 매우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신뢰는 얼굴 보고 쌓는 것"… 64% 고객 "여전히 지점 의존"
디지털 금융이 일상이 된 시대에도 물리적 공간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은 여전하다. 2025년 발표된 액센츄어(Accenture)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 고객의 64%는 온라인에서 해결하지 못한 갈등이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전히 지점을 찾는다. 또한, 응답자의 65%는 세대를 불문하고 은행 지점을 '안정성의 상징'으로 인식하고 있다.
체이스의 이번 확장은 저소득층(LMI) 및 농어촌 지역을 포함해 남동부, 남서부 등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지역을 전략적으로 공략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금융 소외 지역의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의 선점 효과를 노린 포석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체이스의 행보가 '디지털 퍼스트' 일변도의 환경에서 오프라인 거점이 신뢰와 수익성을 담보하는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지점 축소라는 대세 속에서 체이스의 역발상 투자가 향후 미국 소매 금융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2026년 2월 현재 국내 은행권 역시 미국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전환'에 따른 지점 축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2026년 2월 기준,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지난 1년간 약 100개에 가까운 점포를 폐쇄했으며, 최근 5년간 약 700여 개의 지점이 사라진 것으로 집계되었다. 다만, 최근에는 대면 서비스 공백을 메우기 위한 '공동점포'나 '특화점포' 등 유연한 거점 확보 전략이 나타나는 추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