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조용했던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발발 가능성 커져

글로벌이코노믹

조용했던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발발 가능성 커져

성비위 사건 놓고 박재현 대표와 신동국 회장 갈등
신동국 회장 한미사이언스 지분 매수하며 최대주주
지분율의 신동국 회장 VS 적통성의 송영숙 회장
한미약품 성비위사건과 관련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박재현 대표이사의 입장이 팽배한 상황이다. 한미약품 본사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이재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한미약품 성비위사건과 관련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박재현 대표이사의 입장이 팽배한 상황이다. 한미약품 본사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이재현 기자
한미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2024년부터 이어진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은 지난해 모녀(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의 승리로 일단락 됐다. 특히 오너 일가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전문 경영인 체제 구조를 확고히 하는 모습을 보여줘 분쟁은 잠정 정리된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외부 공익 제보 채널인 ‘K-휘슬’을 통해 한미약품의 팔탄공장 임원이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에게 성비위 행위를 가했다는 구체적인 피해 사실이 신고됐다. 한미약품은 피해자와 분리 조치를 취하지 않고 성비위 의혹 임원에게 징계 처분을 내리지 않았다. 이후 해당 임원은 자진 퇴사 후 모 회사로 이직했다. 때문에 한미약품은 재취업의 기회를 내주었다는 비판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이 성비위 사건은 경영권 분쟁 재발의 시발점이 됐다.

25일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성비위 의혹 임원에 대한 징계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징계를 놓고 신 회장이 박 대표를 압박했다는 것이다. 반면 신 회장은 성비위 관련 제대로 보고 받은 사안이 없으며,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상황에 신 회장은 오너 일가 형제(임종윤·종훈)로부터 한미사이언스의 주식 일부를 매입해 지분 30% 가량을 보유하게 됐다. 결국 성비위 사건이 신 회장과 박 대표 간 갈등을 일으켰고, 이것이 한미그룹 일가의 경영권 분쟁에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했다. 박 대표는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 당시 전면으로 나서서 모녀의 경영권을 확보를 위해 힘써온 내부 직원 '백기사'다.

25일자 한미사이언스 지분구조 현황. 표=이재현기자이미지 확대보기
25일자 한미사이언스 지분구조 현황. 표=이재현기자

형제의 지분이 매각되지 전까지 송 회장과 임 부회장, 신 회장, 라데팡스파트너스(사모펀드)의 4자 연합이 한미그룹을 소유하는 형태였다. 이번에 균열이 생기면서 모녀는 신 회장 세력에 비해 지분율이 낮아졌다. 지분율을 보면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 9.15%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3.69% △가연문화재단 3.01% △임성기재단 3.07% 등으로 모녀 측 지분은 약 18.93%다. 신 회장의 지분 22.89%로 형제 지분을 합하지 않더라도 모녀의 지분을 뛰어넘어 모녀가 합친 지분보다 10.05% 많다. 또 소액 주주의 29.73% 지분에서 모녀 측에 손을 들어주더라도 신 회장 소유의 한양정밀과 형제의 지분이 있어 모녀에게는 불리한 수치다.

박 대표의 임기는 오는 3월 29일까지다. 박 대표의 연임은 한미약품의 대주주인 한미사이언스에 달렸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총 10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신 회장과 측근 2명이고, 임 부회장을 포함해 5명이고 여기에 임종윤 사장 측근 2명으로 구성됐다. 다수결로 진행되는 만큼 통상의 상황이라면 연임이 가능하겠지만, 박 대표는 임기 동안 경영권 분쟁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임기가 종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송 회장과 임 부회장도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박 대표 연임에 적극적인 지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신 회장과 갈등을 빚고 있는 박 대표를 연임시키지 않고 신 회장과 임 부회장 측근으로 한미약품 신임 대표를 선임하는 것도 불투명하다. 한미사이언스 지배 구도가 불안하기 때문에 모녀의 입김이 닿을 수 없는 상황이다.

경영권 분쟁 재발을 놓고 신 회장은 법률 대리인(변호사)를 통해 "4자 연합은 굳건하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황소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wangsw71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