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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자국 영토 내 핵무기 배치 금지 해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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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자국 영토 내 핵무기 배치 금지 해제 추진

전쟁 터지면 핀란드 영토에 핵무기 배치할 수 있는 길 열려
안티 하카넨 핀란드 국방부 장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안티 하카넨 핀란드 국방부 장관. 사진=로이터
핀란드 정부가 자국 영토에 핵무기를 둘 수 없도록 한 법적 금지 조항을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의 핵 억지력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핀란드 정부가 영토 내 핵무기 배치를 금지한 법률 조항을 개정해 전쟁 시 핵무기 배치를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5일(이하 현지 시각) 보도했다.

핀란드 정부는 이날 자국의 원자력법 개정을 추진해 핵폭발 장치의 수입·제조·보유·사용을 금지한 기존 규정을 수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 개정이 이뤄질 경우 전쟁 상황에서 핀란드 영토에 핵무기를 배치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안티 하카넨 핀란드 국방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개정은 동맹의 일원으로서 핀란드의 군사 방어 능력을 강화하고, 나토의 억지력과 집단 방위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핀란드는 냉전 시기 동안 중립 노선을 유지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안보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2023년 나토에 가입했다. 핵무기를 보유한 러시아의 위협이 커지자 서방 군사동맹에 합류한 것이다.

핀란드 원자력법은 1987년 제정됐으며 자국 영토에서 핵폭발 장치의 수입과 제조, 보유, 폭발을 모두 금지하고 있다. 일부 핀란드 정치권에서는 이 조항이 전쟁 상황에서 오히려 러시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핀란드 정부가 추진하는 법 개정안은 다음 단계로 의회 심의를 거치게 된다. 핀란드 의회에서는 현재 우파 연립정부가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법안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핀란드의 북유럽 이웃 국가인 스웨덴과 덴마크·노르웨이는 평시에는 자국 영토에 핵무기를 두지 않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전쟁 상황에서 핵무기 배치를 법률로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
유럽에서는 러시아 위협과 중동 정세 불안이 겹치면서 핵 억지력 논의가 다시 확대되는 분위기다. 프랑스와 독일은 지난 3일 유럽 파트너 국가들과 핵 억지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지난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평시에는 외국군이나 핵무기를 상시 배치하지 않는다는 기존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완전히 다른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그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약 1340㎞에 이르는 국경을 맞대고 있다. 핀란드는 2024년 미국과 국방 협정을 체결해 미국이 자국 내 15곳의 군사 시설과 구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