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각 장치 고장·자금 분담 갈등 끝 결별 수순…메타가 새 임차인으로 급부상
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 수요 타격 우려…AI 인프라 투자 '수익성 검증' 국면 돌입
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 수요 타격 우려…AI 인프라 투자 '수익성 검증' 국면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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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1.2GW에서 2.0GW로…확장 드림, 폭풍과 함께 무너지다
블룸버그 통신은 7일(현지시간) 오라클과 오픈AI가 미국 텍사스주 애빌린 데이터센터의 용량 확장 계획을 공식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양사는 지난해 중반부터 개발사 크루소(Crusoe)와 함께 기존 1.2기가와트(GW) 규모의 시설을 2.0GW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1GW는 원자력발전소 1기의 발전량과 맞먹는 수치로, 약 75만 가구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협상 결렬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비용 분담 갈등이다. 수십조 원에 달하는 건설·운영비를 오라클·오픈AI·크루소 간 어떻게 나눌지 합의에 실패했다. 둘째, 수요예측의 불안정이다. 오픈AI가 필요 컴퓨팅 자원 규모를 수시로 바꿔 파트너사의 신뢰를 훼손했다. 셋째, 운영 결함 노출이다. 올해 초 겨울 폭풍 시 액체 냉각 장치 고장으로 데이터센터 수일간 가동 중단이 되었다.
표면적으로 오라클과 크루소는 "파트너십이 견고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내부 갈등이 상당했음은 이번 계획 전면 철회를 통해 이미 확인됐다. 오픈AI 인프라 담당 임원 사친 카티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추가 용량은 다른 지역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라클과 오픈AI는 디트로이트 인근 등 미국 중서부 일대에서 대체 부지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엔비디아, AMD 막으러 2200억 직접 투입…메타 유치 '총력전'
오픈AI가 물러선 자리를 빠르게 채운 것은 메타 플랫폼(Meta)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칩 제조사 엔비디아가 이례적인 방식으로 전면에 등장했다.
엔비디아는 크루소에 1억 5000만 달러(약 2220억 원)의 보증금을 선지급하며 메타를 새로운 임차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칩 제조사가 데이터센터 임대차 계약에 직접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이례적인 행보다. 배경에는 경쟁사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AMD)를 향한 견제심리가 짙게 깔려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불확실성 속 수요 변수 주시
이번 사태는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한다. AI 데이터센터 확장의 속도 조절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E를 독점 공급하며 AI 반도체 호황의 최대 수혜주로 꼽혀왔다. 삼성전자 역시 엔비디아와 AMD 양측에 HBM 공급을 추진 중으로, 이번 AMD-메타 협력 확대 흐름이 지속될 경우 삼성전자의 AMD향 HBM 매출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취소되면, 전체 HBM 발주량 자체가 줄어드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오픈AI·오라클 사례에서 드러난 수요 예측 불안정성은 메모리 반도체 발주 리드타임과 충돌한다"면서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의 잦은 변동이 국내 반도체 수주 가시성을 낮추는 구조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AI 인프라 투자, 팽창에서 검증으로
이번 사태는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단순한 부지·서버 확보를 넘어, 안정적인 전력 수급·냉각 기술·자금 조달력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져야 실현 가능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원자력발전소급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하는 데이터센터의 물리적 한계는 아무리 거대한 자본이라도 단시간에 극복하기 어렵다.
더 주목해야 할 대목은 엔비디아가 직접 임대차 구조에 개입했다는 사실이다. 칩 제조사가 '칩을 팔기 위해' 데이터센터 임차인까지 직접 주선하는 구도는 AI 하드웨어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공급망 전체로 확산됐음을 의미한다. 엔비디아·AMD·인텔을 축으로 한 칩 생태계 재편의 속도는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스타게이트 축소를 단순한 계획 수정으로 보지 않는다. 과거 '짓고 보자' 식으로 달려왔던 AI 인프라 투자 기조가 '짓기 전에 수익 구조를 따지자'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빅테크 간 AI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겠지만, 그 경쟁의 무게 중심은 이제 속도보다 지속 가능성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