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트럼프 "이란 협상 준비됐다"...이란, "불법 전쟁" 강력 반발

글로벌이코노믹

트럼프 "이란 협상 준비됐다"...이란, "불법 전쟁" 강력 반발

국제 유가 100달러 돌파 위기… 중동發 에너지·물류 대란에 한국 경제 ‘비상’
호르무즈 해협 마비로 공급망 직격탄,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확산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전쟁을 끝내기 위한 거래를 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전쟁을 끝내기 위한 거래를 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발생한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협상 의지를 언급했으나, 이란 정부는 이를 전면 부인하며 항전 의지를 다지고 있어 중동 전역의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적 폐쇄를 불러오며 국제 유가를 배럴당 100달러(약 14만9000원) 선까지 끌어올리는 등 세계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의 15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전쟁을 끝내기 위한 거래를 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제시된 조건이 아직 충분하지 않아 거래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라며 "핵 야욕을 완전히 포기한다는 내용이 담긴 견고한 합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란 외무장관 "대화 이유 없다"… 카르그섬 시설 파괴에 보복 예고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적인 발언과 달리 이란 측은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15일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이란은 대화나 휴전을 요청한 적이 없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승산 없는 '불법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까지 방어권을 행사하겠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란은 지난 2일 미·이스라엘의 합동 작전인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로 인해 자국 최대 석유 수출 터미널인 카르그섬(Kharg Island)의 군사 시설이 파괴된 것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아락치 장관은 이 공격이 아랍에미리트(UAE) 측에서 시작되었다고 주장하며 걸프 국가들에 대한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로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를 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이어가고 있으며, UAE 당국은 분쟁 시작 이후 이란이 발사한 드론 1600대와 미사일 300기 이상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마비에 국제 유가 폭등… 세계 물류·에너지 시장 ‘혼돈’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유례없는 혼란에 빠졌다. 이란이 해협 통행을 차단하자 국제 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배럴당 98.71달러를 기록하며 1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등 주요 원유 수입국들에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항행을 위해 군함 파견을 요청했다.

그는 "전쟁이 끝나면 유가는 다시 하락할 것"이라며 미국 내 가솔린 가격 상승 우려를 일축했으나, 시장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에너지 수급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의 피해도 가시화되어, 알루미늄 바레인(Alba)은 생산 라인 3곳의 가동을 중단했으며 카타르 역시 액화천연가스(LNG) 운영을 멈추며 대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인명 피해 가파른 증가… 외교적 해법은 여전히 ‘안갯속’


지난달 28일 분쟁이 시작된 이후 지역 내 사망자는 약 375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인권단체 등에 따르면 이란 내 사망자만 3000명을 넘어섰으며, 미국 역시 13명의 장병을 잃었다.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이 '승리 단계'에 진입했다고 선언하며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현재 외교적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 상태다. 이란은 전쟁 종료의 조건으로 재발 방지 보장과 배상금 지급을 내걸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상회 할 수 있다"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석유 기반 시설을 직접 타격하지는 않았으나, 이란이 해상 통행 방해를 지속할 경우 추가적인 군사 조치가 뒤따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국 산업계 ‘원가 압박’ 가속화… 에너지 안보와 수입선 다변화 시급


이러한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는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비용 인플레이션'의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원

유 도입의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정유·화학 업계는 유가 급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원료 수급 불확실성이라는 이중고에 처했다.

산업계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헬륨과 알루미늄 등 핵심 원자재의 공급망 마비로 인해 국내 제조업 전반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응해 우리 정부와 민간 기업은 전략 비축유 약 1억9000만 배럴을 활용한 수급 안정화에 나서는 한편,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수입선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환율 상승과 물가 폭등이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하며, 수출 기업들이 물류 경로 재편과 재무 리스크 헤지(Hedge) 등 고강도 비상 경영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