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1990년대 걸프전 이후 최악의 침체 직면"
사우디·UAE 등 주요 산유국 석유·비석유 부문 동반 타격… 글로벌 공급망 마비 우려
한국 경제 ‘퍼펙트 스톰’ 위기… 유가 급등에 무역수지 악화 및 환율 1500원 돌파 공포
사우디·UAE 등 주요 산유국 석유·비석유 부문 동반 타격… 글로벌 공급망 마비 우려
한국 경제 ‘퍼펙트 스톰’ 위기… 유가 급등에 무역수지 악화 및 환율 1500원 돌파 공포
이미지 확대보기특히 전면전 확대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일부 국가의 경제 성장률은 두 자릿수 이상 폭락할 것이라는 경고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6일(현지시각) 골드만삭스 그룹의 분석을 인용해 이와 같이 보도했다.
카타르·쿠웨이트 경제성장률 14% 폭락 위기… "코로나19보다 더 치명적“
골드만삭스의 중동·북아프리카 담당 이코노미스트 파루크 수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란 전쟁이 조기에 종식되지 않을 경우 중동 경제에 가해질 파괴적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쟁이 오는 4월까지 이어져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두 달간 폐쇄될 경우, 카타르와 쿠웨이트의 올해 국내총생산(GDP)은 각각 14%씩 급감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촉발된 1990년대 초 걸프전 이후 가장 심각한 경제 위축이다.
파루크 수사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걸프 국가에 이번 전쟁은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보다 더 큰 단기적 충격을 줄 것"이라며 "전쟁이 끝난 뒤 재건과 회복은 가능하겠지만, 무너진 시장 신뢰가 남길 상처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송유관 우회로를 확보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할 것으로 보이나, 역시 각각 3%와 5% 수준의 국내총생산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에너지·제조업 공급망 마비… 유가 배럴당 103달러 돌파
에너지 시장뿐만 아니라 제조업 분야도 직격탄을 맞았다. 바레인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자재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세계 최대 규모의 알루미늄 제련소 가동률을 낮추기 시작했다.
특히 카타르의 LNG 수출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글로벌 가스 시장의 수급 불균형도 심화하고 있다.
아부다비 상업은행의 모니카 말리크 이코노미스트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아자드 장가나 이코노미스트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하며 영공을 개방하고 있으나, 세입 감소로 인해 1분기 재정 적자가 심화할 위험이 크다고 분석했다.
사우디 재정 흑자 전환 가능성 속 '비석유 부문' 침체는 변수
다만 유가 고공행진이 장기화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의 재정 수지는 당초 예상보다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랍 걸프 국가 연구소의 팀 칼런 객원 연구원은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 평균 750만 배럴을 유지하고 브렌트유 가격이 90달러선을 지킨다면, 사우디 정부가 예고한 3.3%의 재정 적자 폭이 1%포인트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석유 이외의 경제 지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전쟁이 길어질수록 중동 지역의 부동산, 관광, 외국인 투자 등 비석유 부문의 침체가 고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우세하다.
아카암 캐피털의 파디 겐디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채권 시장이 아직 전쟁의 장기화 위험을 완전히 가격에 반영하지 않은 상태"라며 "분쟁이 해결되지 않고 소강상태로 지속될 경우 투자자들의 심각한 우려를 살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 에너지 안보 직격탄… 무역수지 적자 및 비용 쇼크 확산
중동발 경제 위기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퍼펙트 스톰’급 충격을 예고하고 있다.
수입 원유의 70% 이상과 액화천연가스(LNG)의 상당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구조상, 해협 봉쇄는 국내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망 마비를 초래한다.
유가가 10% 상승할 때 국내 수입액은 2.68%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는데, 이는 고스란히 무역수지 악화와 원/달러 환율 1,500원대 육박이라는 금융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산업계 역시 비용 쇼크에 직면했다. 반도체 냉각에 필수적인 카타르산 헬륨 공급이 차질을 빚고,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치솟으며 제조업 전반의 생산 원가가 급등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유가 상승이 제조업 비용 구조에 반영되면서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비축유 방출과 유류세 지원 확대 등 비상 대책을 강구 중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근본적인 에너지 안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