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내년 1% 중반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호황 덕분에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반등이 가시화하고 있지만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한계점은 해소되지 않은 모습이다.잠재성장률(Potential Growth Rate)이란 한 나라가 보유한 노동, 자본 등 모든 생산 요소를 동원하면서도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치'**를 의미한다. 이는 경제의 기초 체력이자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실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면 경제 과열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하회하면 경기 침체와 실업 문제가 불거진다.
경제학에서는 잠재성장률을 세 가지 요인의 결합으로 보고 있다. 그 첫번째가 노동(Labor)이다. 생산가능 인구의 수와 평균 노동시간이 노동을 좌우한다. 줄째는 자본(Capital)이다. 설비 투자, 건설 투자 및 사회간접자본(SOC)의 축적 정도를 뜻한다. 기업의 투자 의지와 규제 환경이 자본 투입의 양을 결정한다. 세번째는 총요소생산성(Total Factor Productivity)이다. 노동과 자본을 투입하여 성과를 내는 '효율성'의 지표다. 기술 혁신, 법과 제도, 교육 수준, 구조개혁의 성과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지난 15년간 단 한 차례의 반등 없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대 초반 5%대였던 잠재성장률은 현재 1.7% 수준으로 추락했으며, 2027년경에는 1.5%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미국(2.03%) 등 주요 선진국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한국 경제가 '조기 노화' 현상에 직면했음을 시사한다. 잠재성장률의 하락은 단순한 통계적 수치의 저하가 아니라,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성이 한계에 봉착했음을 알리는 신호다. 노동 인구 감소를 상쇄할 수 있는 총요소생산성의 제고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따라서 노동 시장의 유연화, 과감한 규제 철폐, 교육 시스템의 혁신 등 미뤄온 구조개혁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보아야 한다.
이런 암울한 상황을 타개할 방도로 거론되는 것이 구조개혁이다. 저출생, 고령화와 생산성 둔화 등으로 낮아진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키기 위해 골든타임 내에 한국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자는 취지다. 이제는 '플러스 잠재성장률'로의 복귀를 위해 운명의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첫째, 구조 개혁을 통한 총요소생산성 제고가 급선무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막혀 지지부진한 노동, 교육, 연금 개혁은 이제 생존의 문제다. 특히 기술 혁신이 제도적 규제에 막히지 않도록 과감한 규제 철폐가 동반되어야 한다. 낡은 제도가 혁신의 발목을 잡는 한, 잠재성장률의 반등은 요원하다. 둘째, 반도체 너머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우리 경제는 반도체 외벌이 구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좋아지면서 주가가 저평가(PER 하락)되고 나라를 살리고 있지만, 특정 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변동성 리스크를 키운다. 반도체에서 얻은 수익을 AI, 바이오, 에너지 등 미래 핵심 기술의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 인구 감소 시대에 걸맞은 '질적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 줄어드는 머릿수를 탓하기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고도화된 교육과 인적 자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미국이 인구 구조의 한계를 기술 혁신으로 돌파했듯, 우리도 '기술 주도형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완전히 전환해야 한다.
잠재성장률 1.5% 시대는 우리 후손들의 미래가 저성장의 늪에 갇혔음을 알리는 조종(弔鐘)이다. 반도체의 '착시 효과'에 취해 기초 체력이 무너지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지금 당장의 성장률 수치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우리 경제의 뼈대를 다시 세우는 고통스러운 구조 개혁에 나서야 할 때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