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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60일 휴전 연장' 합의 도출…트럼프 승인·핵 협상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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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60일 휴전 연장' 합의 도출…트럼프 승인·핵 협상이 관건

호르무즈 해협 전면 재개방·고농축 우라늄 처리 조건 담아…트럼프 "며칠 더 생각"
세계 원유 공급량 20% 틀어쥔 해협 봉쇄 90일…에너지 시장 불확실성 언제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27일(현지시각)  백악관 내각 회의실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27일(현지시각) 백악관 내각 회의실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악시오스·블룸버그·로이터·가디언·CNN·CBS 등 주요 외신이 28일(현지시각) 일제히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협상팀이 휴전을 60일 연장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재개방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 합의에 사실상 도달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종 서명을 유보하면서 협상이 완전한 타결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지난 2월 28일 발발한 미국·이스라엘 대(對) 이란 전쟁이 90일째 접어든 분수령에서, 세계 원유·액화천연가스(LNG) 공급량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운명이 다시 한번 기로에 섰다.

MOU 핵심 조건…해협 개방·핵 포기·제재 완화 패키지


악시오스가 미국 정부 관계자 2명과 중재에 참여한 지역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MOU 주요 내용은 네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무제한'으로 명시하고 이란은 30일 안에 해협 내 모든 기뢰를 제거한다.

둘째, 미국의 해상 봉쇄를 상업 선박 운항 정상화와 연동해 단계적으로 해제한다.

셋째, 미국은 이란의 원유 자유 판매를 허용하는 제재 면제를 일부 발동한다.

넷째, 이란은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60일 협상 기간에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안과 농축 활동 제한 문제를 우선 논의한다.

미국 측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모든 당사자를 협상 테이블에 앉히기 위한 것으로, 세부 사항은 이후 협상에서 풀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합의안을 이스라엘을 포함한 동맹국들에 이미 회람했으며, 파키스탄 외무장관 이샤크 다르는 합의 가속화를 위해 현지시각 29일 워싱턴에서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회동할 예정이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란 국회 국가안보위원회 소속 파다-호세인 말레키 의원은 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으며 미국이 이란의 요구 대부분을 수용했다고 이란 반관영 통신 이스나(ISNA)를 통해 밝혔다.

다만 이란 국영 타스님 통신은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합의 문서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승인 변수…핵·동결 자산 두 고지 남아


협상 타결의 최대 관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재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중재단에 며칠 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현지시각 28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구체적 내용을 확인하는 것을 피하면서 "모든 것은 대통령이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베센트 장관은 제재 해제와 관련해서도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고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넘기는 데 동의하기 전까지는 어떤 것도 테이블에 오르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이란 측은 이에 맞서 미국이 동결한 약 240억 달러(약 35조 원) 규모 이란 자산의 전액 해제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대표단 관계자는 동결 자산의 절반인 약 120억 달러(약 17조 9400억 원)를 MOU에 포함하는 데 성공했다고 반관영 메흐르 통신을 통해 주장했다.

합의 여부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현장에서 이어지는 충돌이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란이 쿠웨이트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쿠웨이트군이 이를 요격했다고 밝혔고,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드론 5기를 발사해 미군이 이를 전부 격추하고 발사 기지도 타격했다고 공개했다. 양측은 서로 상대방이 먼저 휴전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전 세계 에너지 시장 직격탄…90일간 피해 규모는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발발 이후 사실상 봉쇄 상태에 들어가 세계 원유·LNG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차단됐고, 국제 유가는 배럴당 95달러 안팎에서 오르내리며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 내 원유·휘발유·경유 재고는 2014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에만 상업용·비상용 재고가 1740만 배럴 감소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보고서를 통해 전쟁에 투입된 핵심 무기 재고를 전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최소 2년에서 최대 3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해군력의 물리적 한계가 워싱턴의 협상 계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전쟁 발발 90일에 전쟁 종식을 위한 MOU 합의 문안은 사실상 완성됐다. 이제 공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오바마 행정부의 2015년 핵 협정보다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합의인지를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시점과 세계 에너지 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