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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히타치 손잡고 삼성전자 추격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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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히타치 손잡고 삼성전자 추격 나선다

반도체 수율 혁명 — "숙련공 없이 불량 잡는다"
피지컬 AI 동맹, 글로벌 소부장 판도 격변 예고
인텔과 히타치, 피지컬 AI 도입 등 반도체 제조 효율 증대를 위한 전략적 협력을 공식 발표했다. 이미지=제미나이 3.5이미지 확대보기
인텔과 히타치, 피지컬 AI 도입 등 반도체 제조 효율 증대를 위한 전략적 협력을 공식 발표했다. 이미지=제미나이 3.5
일본의 기술기업 히타치제작소와 미국 칩 메이커 인텔이 AI(인공지능)로 반도체 수율 전쟁에 불을 당겼다.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에 밀린 인텔이 히타치의 공장 AI 기술을 무기로 선단(선단(先端) 공정 재기를 노린다.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 병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수율 개선이 사실상 증산의 유일한 출구로 부상하고 있는 데 따른 전략이다.

"고장 나기 전에 잡는다"....피지컬 AI의 등장


일본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히타치제작소와 인텔이 반도체 공장 생산 효율화를 위한 전략적 협업을 공식 발표했다고 지난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히타치의 도쿠나가 도시아키 사장과 인텔의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협업 내용을 확인했다.

핵심은 '피지컬 AI'다. 히타치 계열사인 히타치하이테크가 인텔 공장에 공급하는 제조 장비에서 수집한 생산 데이터를 히타치가 독자 AI로 실시간 분석한다. 그동안 숙련 기술자의 경험에 의존한 장비 고장 징후 감지와 유지보수 작업을 자동화한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가동이 기본인 만큼, 장비 이상을 사전에 잡아내는 것은 생산 중단 방지와 직결된다.

히타치는 2027년도까지 자사 정밀 기기 공장에 생산라인 이상을 자동 수정하는 AI를 도입할 계획이다. 도쿠나가 사장은 니혼게이자이에 "세계 곳곳의 핵심 사회 인프라에 피지컬 AI 구현을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 TSMC·삼성에 빼앗긴 3년 회복 위해 절치부심

인텔이 히타치에 손을 내민 데는 절박함이 자리하고 있다. 인텔은 최첨단 반도체 공정 경쟁에서 TSMC와 삼성전자에 잇따라 추월당했다. 선단 공정 수율이 경쟁사 대비 낮다는 점은 미국 월가에서도 공공연히 지적돼 왔다.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수요는 폭증하고 있으나 공급은 제때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인텔은 AI 활용 생산 효율화로 실제 증산 효과를 추구한다"고 전했다. 공장을 새로 짓는 것보다 기존 라인에서 수율을 높이는 것이 가장 빠른 돌파구라고 판단하고 있다.

TSMC는 이미 지난해부터 엔비디아의 AI 모델을 제조 장비 제어와 불량 검사에 투입하고 있다. 소니그룹은 제조 공정을 가상 공간에 재현해 최적 생산 조건을 도출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수율 AI 경쟁이 반도체 산업 전반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이번 협업 범위는 반도체 제조에 그치지 않는다. 양자 컴퓨팅, 에너지 관리를 포함한 5개 분야로 확장된다. 반도체 공장 전력 공급을 AI로 최적화하는 솔루션도 공동 개발한다. 인텔은 히타치의 전력 시스템에 고내압 반도체를 공급하는 방향도 검토 중이다.

계층(Layer)별 체크 포인트


인프라 레이어에서 국내 반도체 장비·소재 업체들의 포지션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 히타치하이테크는 국내 주요 반도체 공장에도 계측·검사 장비를 납품하고 있어, AI 기반 예지보전 솔루션(Predictive Maintenance)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경우 국내 동종 장비 업체들의 대응 역량이 수주 경쟁력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된다. 예지보전 솔루션이란 사물인터넷 센서로 설비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AI분석을 통해 고장 징후(예조)를 미리 알라 기계가 고장 나기 전에 최적의 시기에 정비하는 첨단 관리 기법을 말한다. 원익IPS, 피에스케이, 한미반도체 등의 AI 연동 장비 개발 로드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히타치하이테크의 장비 점유율 확대가 동반될 경우 한국 기업들에게는 단기 역풍이 될 수 있다.

서비스 레이어에서는 공장 데이터 분석·AI 유지보수 솔루션 시장의 수혜가 기대된다. 삼성SDS와 LG CNS 등 제조 IT 계열사들이 국내 반도체 팹에 유사 솔루션을 적용하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자체 데이터 보안 규정과 팹 폐쇄성이 도입 속도를 제약하는 리스크는 상존한다.

솔루션 레이어에서는 제조 특화 AI 플랫폼 업체들의 기업 간 거래(B2B) 수요 확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수율 AI가 범용화할수록 플랫폼 벤더의 협상력은 낮아지고 공정 데이터를 직접 보유한 제조사가 주도권을 쥐는 구조로 재편될 수 있다.

기업과 투자자들이 확인할 지표는 세 가지다. 인텔의 분기별 수율 개선 공시, 히타치하이테크의 국내 장비 수주 동향,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AI 기반 예지보전 투자 공시다. 수율 1%포인트 개선이 연간 수천억 원의 원가 절감으로 이어지는 반도체 산업에서, AI가 공장 안으로 들어오는 속도가 곧 기업 간 격차가 된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