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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웃나… 러시아 신형 잠수함 수출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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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웃나… 러시아 신형 잠수함 수출 '가시밭길’

서방 제재와 공급망 붕괴에 발목 잡힌 ‘아무르-1650’, 카탈로그 수출 그칠 판
수중 전력 급한 인도·베트남 다변화 가속… 한국, 캐나다·폴란드 수주전 청신호
러시아 국영 조선기업 연합인 유나이티드 조선공사(USC)가 해군 방산 전시회 '플리트 2026'에서 차세대 재래식 잠수함인 아무르-1650의 신규 설계를 공개하며 아시아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 국영 조선기업 연합인 유나이티드 조선공사(USC)가 해군 방산 전시회 '플리트 2026'에서 차세대 재래식 잠수함인 아무르-1650의 신규 설계를 공개하며 아시아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아시아타임스(Asia Times)는 지난 14(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러시아 국영 조선기업 연합인 유나이티드 조선공사(USC)가 해군 방산 전시회 '플리트 2026'에서 차세대 재래식 잠수함인 아무르-1650의 신규 설계를 공개하며 아시아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고 전했다.

글로벌 안보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고성능 스텔스 기술을 앞세워 남중국해와 남아시아의 군비 경쟁 틈새를 노리고 있지만, 정작 서방의 강력한 경제 제재와 자체 제조 역량 한계 탓에 실제 수출 계약 성사는 불투명하다고 진단한다.

도면 속 차세대 잠수함을 들고 아시아 시장 재도약을 노리지만, 제재와 조선업 침체로 '카탈로그 수출'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러시아산 잠수함을 사실상 배제하는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 K-방산 업체가 그 공백을 메우는 구조가 펼쳐지고 있다.

고성능 스텔스로 무장한 '아무르-1650'의 야심과 한계

러시아 루빈 설계국이 개발한 1765t급 아무르-1650 잠수함은 아시아 지역의 거센 잠수함 수요를 겨냥해 설계됐다. 루빈 설계국은 아무르-1650이 공기불요추진(AIP) 시스템을 선택 사양으로 도입할 시 최대 45일 동안 물속에서 버티는 잠항 능력을 확보할 수 있으며, 기존 수출형 모델 대비 소음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고 주장한다.

무장 능력 면에서도 자동화 전투 시스템을 바탕으로 인도와 공동 개발한 브라모스 초음속 순항미사일이나 클럽-S 미사일을 수직 발사할 수 있는 체계를 적용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한 번에 미사일과 어뢰를 합쳐 총 28발의 무장을 실을 수 있어 중소 규모 해군도 장거리 정밀 타격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으나, 방산 업계에서는 서방 부품 차질로 인해 실제 구현 가능한 스펙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늙어가는 인도 함대와 중국산에 맞서는 파키스탄


러시아가 가장 공을 들이는 시장은 남아시아의 안보 핵심 축인 인도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20263월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여전히 인도 전체 무기 수입량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공급국이다. 현재 인도의 수중 전력 현대화는 매우 시급한 과제다.

인도 옵저버연구재단(ORF)의 아라우드라 싱 연구원은 올해 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12월 신두고시함이 퇴역하면서 인도의 재래식 잠수함이 16척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이 중 7척이 노후화된 러시아산 킬로급(877EKM)이며, 나머지는 독일산 209/1500형과 프랑스산 스코르펜급으로 구성되어 있다. 러시아 의존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당분간 전력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반면 인도의 경쟁국인 파키스탄은 중국으로부터 AIP 시스템을 탑재한 한고르급 잠수함 4척을 도입하며 수중 억제력을 키우고 있다.

인도 입장에서는 늙어가는 자국 함대 대 새로워지는 파키스탄 함대라는 안보적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인도의 차세대 잠수함 사업인 '프로젝트-75I'는 계약 체결 이후 2030년대 중반 첫 함 인도, 2030년대 후반 전체 6척 전력화가 목표로 거론된다.

당장 전력 공백을 메워야 하는 처지에서 아무르-1650은 인도가 운용 중인 브라모스 미사일과 호환성이 높아 매력적인 대안으로 꼽혔다.

독자 노선 걷는 인도·베트남과 러시아 조선업의 침체


그러나 현실적인 제약 탓에 러시아의 구상이 실현되기는 어렵다.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납기 지연을 겪으며 무기 공급선을 프랑스 스코르펜급 6척 실전 배치에 이어 독일 튀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와의 협력을 부각하며 러시아 의존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주요 고객인 베트남의 러시아산 무기 비중은 과거(2011~2016) 80.0%에 달했다. 그러나 최근(2017~2023)에는 이 비율이 60.0%까지 떨어진 상태다. 대신 한국 및 서방제 레이더와 함정 도입 비중이 조금씩 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러시아가 중국과 남중국해에서 합동 훈련을 거듭하면서, 베트남 내에서는 '전통 우방'에 대한 안보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러시아 자체의 건조 능력이다. 영국의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마이클 피터슨 연구원은 러시아 유나이티드 조선공사가 고질적인 재정 난맥상에 빠져 정부가 지분을 강제 인수했다고 지적했다. 재무구조 악화와 프로젝트 연쇄 지연이 맞물리면서 러시아 해군 자체 선단 확충도 늦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서방 제재와 부품 조달 차질이 지속될 경우, 아무르-1650은 상당 기간 '카탈로그에만 존재하는 수출형 잠수함'으로 남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잠수함, ‘러시아 공백메우는 시험대


국내 조선·방산 업계 관계자는 "같은 재래식 잠수함이라고 해도 도면 단계 장비와 이미 실전 배치를 마친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 차이는 클 수밖에 없다"라며 "러시아가 설계 경쟁력은 유지하겠지만, 제재 하에서는 아무르-1650 같은 수출형 잠수함을 제때 인도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산 무기 체계의 신뢰성 하락은 기술력과 납기 준수 능력을 모두 갖춘 한국 기업들에 직접적인 기회 요인이 된다.

단기적으로 인도 및 동남아 시장에서 기회를 엿볼 수 있다. 인도는 현재 프로젝트-75I 사업에서 독일과의 협력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러시아 의존 축소 기조가 굳어질수록 차기 잠수함 사업(P-76) 및 인도 주변국(동남아·걸프 등) 수출 시장에서 한국 잠수함에 돌아올 간접 반사이익도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수주전이 구체화될 것이다. 캐나다는 최대 12척 규모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CPSP)에서 한화오션과 독일 TKMS 등을 주요 후보로 저울질하며 러시아산은 애초 입찰 대상에서 제외했다. 폴란드 등 나토 동맹국 역시 안보 리스크를 이유로 러시아산 잠수함을 도입 후보에서 빼놓은 상태다.

이미 실전 배치된 도산안창호급(KSS-III)을 건조한 한화오션은 3000t급 플랫폼과 장거리 항해 실적을 앞세워 캐나다 사업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HD현대중공업은 214·209급 설계·건조 경험과 AIP 기술 신뢰도를 무기로 글로벌 수주전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