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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도 반대한 트럼프·이란 합의…19일 제네바 서명 앞 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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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도 반대한 트럼프·이란 합의…19일 제네바 서명 앞 내홍

MOU 서명했지만 핵·통행료·동결자산 해석 미국·이란 3중 충돌
고농축 우라늄 441kg 처리 방안도 미결…60일 협상 결렬 땐 공습 재개
존 래트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존 래트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전자 서명한 종전 양해각서(MOU)에 대해 오는 19일 스위스 제네바 공식 서명식을 불과 사흘 앞두고 행정부 내부에서 심각한 이견이 불거졌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Axios)는 15일(현지시각) 세 곳의 정통한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존 래트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 참모들에게 이란이 핵 양보를 이행할 의지가 없다는 정보 분석 결과를 직접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CIA·국무장관도 반기…"이란 의도, 합의 내용과 불일치"


악시오스에 따르면 래트클리프 국장은 미국 여러 정보기관이 수집한 첩보를 근거로, 이란 당국자들이 내부에서 나누는 대화 내용이 협상 중재자와 미국 측에 공개적으로 밝히는 입장과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래트클리프 국장과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 첩보를 토대로 이란이 미국이 요구하는 핵 조치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제기했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내부 논의에서 MOU에 우려를 표명했다.

소식통 중 한 명은 "이란의 의도가 합의 내용에 담긴 약속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보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반면 JD 밴스 부통령과 스티브 위트코프·재러드 쿠슈너 특사는 합의를 지지하며 트럼프를 설득했다.

백악관은 "대통령은 모든 의견을 경청하지만 최종 결정권자는 대통령"이라며 "이번 MOU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할 수 없도록 하며 세계 에너지 공급을 볼모로 삼지 못하도록 한다"고 밝혔다.

의회에서도 회의론이 확산됐다. 일부 상원의원들은 이란의 핵 물질과 관련된 합의를 의회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상원 표결 여부를 거론했고, 공화당 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란이 합의를 바라보는 시각이 미국 협상팀의 주장과 다른 것 같아 다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 장 반짜리 문서"…호르무즈·3000억 달러·동결자산 해석 3중 충돌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 이란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이미 전자 서명을 마쳤으며, 스위스 제네바에서 공식 서명식이 예정돼 있다. 밴스 부통령은 CNN에 "현재 합의는 한 장 반(page and a half) 분량의 매우 개략적인 문서"라고 인정했다.

합의 해석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여론전은 합의 발표 이튿날부터 거세게 불붙었다. 핵심 쟁점은 세 가지다.

우선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문제다. 미국은 선박이 무통행료로 해협을 통과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란 외무부는 통행료 대신 해양 서비스 수수료를 부과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 파르스 통신은 60일간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되 이후에는 안전·환경 명목의 수수료를 징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향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머스크(Maersk) 등 글로벌 해운사들은 안전 보장이 확인될 때까지 정상 운항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동결자산 해제도 첨예하게 엇갈린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문서에는 미국과 '역내 파트너'들이 최소 3000억 달러(약 454조원) 규모의 이란 재건 및 경제 개발 프로그램을 마련하되 최종 합의가 이뤄져야 집행된다고 명시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성과 연동(pay for performance) 방식"이라고 못 박았지만, 이란 국영 매체들은 MOU 서명만으로 수십억 달러 동결 자산에 즉각 접근이 가능하다고 보도해 해석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핵심인 핵 문제는 대부분 60일간의 후속 협상으로 미뤄졌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해 6월 기준 농축도 60%의 고농축 우라늄 440.9킬로그램과 20% 농축 우라늄 약 184킬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

이 물질을 해외로 반출할지 국내에서 희석할지조차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스라엘 "재앙적 협상"…제네바 서명식이 분수령


이스라엘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거센 반발이 터져 나왔다. 이스라엘 유력 일간지 예디오트 아하로노트는 1면 머리기사에서 '나쁜 협상(Bad Deal)'이라고 규정했고,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장관은 "이스라엘 관점에서는 재앙"이라고 했으며, 야이르 라피드 야당 지도자도 "이스라엘 외교·안보 정책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실패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핵 협상 진행 중에 독자적인 군사행동을 이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악시오스는 MOU 합의 발표 한 시간 전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를 폭격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서명 직전에 왜 공격했느냐"고 직접 질타했다고 전했다.

미국 고위 관리는 기자들에게 "향후 2~3주 안에 이란이 핵 양보에 진지한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정성이 확인되지 않으면 협상은 경제적 이익을 이란에 주지 않은 채 중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19일 제네바 서명식을 계기로 밴스 부통령과 위트코프·쿠슈너 특사, 이란 갈리바프 의장 및 아라그치 외무장관, 파키스탄·카타르 중재단이 합류해 60일 핵협상의 구체적 로드맵을 논의할 예정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