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조 엔 굴리는 M&G 인베스트먼트, 급등한 일본 AI 주도주 비중 축소
고도화되는 메모리 공정 수혜 및 중국 경쟁 피할 '웨이퍼 세정 장비' 기업으로 투자금 집중
PER 100배 돌파한 타이요유덴 등 MLCC 차익 실현… 中 자급화 리스크에 화학·검사 장비도 축소
고도화되는 메모리 공정 수혜 및 중국 경쟁 피할 '웨이퍼 세정 장비' 기업으로 투자금 집중
PER 100배 돌파한 타이요유덴 등 MLCC 차익 실현… 中 자급화 리스크에 화학·검사 장비도 축소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일본 증시가 사상 첫 7만 엔 시대를 연 가운데, 대형 운용사들이 랠리를 주도했던 AI 대장주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주변 공급망(서플라이 체인)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주가가 단기 급등하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커지자, 아직 시장의 관심이 덜 미친 알짜 소외주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다.
"AI 승자 독식 끝물… 웨이퍼 세정 장비주 담는다"
17일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약 3440억 파운드(약 74조 원)의 자산을 굴리는 영국 자산운용사 M&G 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일본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AI 랠리의 최대 수혜주 비중을 줄이고, 자금 쏠림이 상대적으로 덜한 공급망 내 타 분야로 투자를 재편하고 있다.
비카스 파샤드(Vikas Pershad) M&G 아시아 주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최근 반년 동안 일본의 웨이퍼 세정 장비 제조업체에 대한 투자 비중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AI 애플리케이션 구동을 위해 필요한 메모리 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반도체 제조 공정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으며, 이는 필연적으로 고성능 세정 장비에 대한 수요 폭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향후 3~5년간 중국 기업들의 추격이나 덤핑 공세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는 일본 장비 기업들을 최우선 선호주로 꼽았다.
470% 폭등한 MLCC 덜어내고 포트폴리오 압축
그동안 일본 증시는 소프트뱅크그룹, 키옥시아홀딩스, 무라타제작소 등 첨단 기술주들의 강력한 랠리에 힘입어 장중 7만 엔을 돌파하는 등 기록적인 상승장을 연출했다. 미국과 이란의 대립 구도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른 전통 산업 섹터를 짓누르는 상황에서도, AI 대장주와 소외주 간의 수익률 격차는 극단적으로 벌어졌다.
이에 M&G는 포트폴리오 전반의 밸류에이션을 재점검하며 발 빠르게 차익 실현에 나섰다. 파샤드 매니저는 "최근 몇 주간 포트폴리오 내에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제조업체에 대한 투자 비중을 가장 큰 폭으로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MLCC 섹터는 올해 일본 증시에서 가장 뜨거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초 대비 무라타제작소의 주가는 224% 급등했고, 타이요유덴은 무려 470% 폭등했다. 주가가 실적을 아득히 뛰어넘으면서 타이요유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2배, 무라타제작소는 60배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는 토픽스(TOPIX) 지수 평균인 19배를 압도적으로 상회하는 수치다.
中 반도체 굴기 경계… "실적 입증해야 랠리 지속"
M&G는 이 밖에도 중국의 반도체 자급자족(자급화) 정책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일반 웨이퍼 제조업체에 대한 투자 시각을 하향 조정했으며, 검사 장비 기업과 화학 소재 업체의 비중도 덜어냈다. 시장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전반적으로 축소하며, AI 주도 수요 확대의 수혜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극소수의 알짜 기업에만 자금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파샤드 매니저는 낸드플래시(NAND)와 D램(DRAM) 등 주요 메모리 관련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 자체는 여전히 낙관적인 성장 시나리오를 가리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현재의 기록적인 상승장이 무너지지 않고 지속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이 주가에 선반영한 막대한 성장 기대감이 실제 '눈에 보이는 실적'으로 증명되어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