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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10만 명 칼바람… 공장 4곳 폐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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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10만 명 칼바람… 공장 4곳 폐쇄 추진

16년 만의 주가 최저… BYD에 밀려 중국 3위로 추락
폭스바겐법·노조 거부권의 벽… 7월 9일 감사위가 생사 가른다
폭스바겐 볼프스부르크 공장.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폭스바겐 볼프스부르크 공장. 사진=연합뉴스

유럽 최대 자동차 그룹 폭스바겐이 10만 명 감원과 독일 내 공장 4곳 폐쇄를 포함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구조 개혁을 검토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89년 된 이 회사의 고유한 지배구조인 '폭스바겐법'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로이터 통신은 26일(현지시각) 폭스바겐 그룹의 대규모 감원·공장 폐쇄 계획과 함께 이를 둘러싼 독특한 소유·의결 구조가 구조조정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10만 명 감원·4개 공장 폐쇄… 기존 계획의 두 배


독일 경제지 매니저마가친이 먼저 이 계획을 보도했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주 초 고위 경영진에게 이 방안을 제시했으며, 감사위원회 위원들도 관련 내용을 사전에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7월 9일 감사위원회 회의에서 공식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전 세계 임직원 65만 7000명 가운데 약 10만 명을 수년 안에 줄이는 구상으로, 지난해 말 노조와 합의한 5만 명 감원 목표의 두 배에 달하는 전례 없는 규모다.

로이터에 따르면 폐쇄 후보 공장은 하노버·츠비카우·엠덴의 폭스바겐 공장과 네카르줄름의 아우디 공장으로, 이 4개 공장이 문을 닫을 경우 4만 5000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블루메 CEO는 향후 5년간 투자 규모를 기존 계획에서 약 15% 줄인 1300억 유로(약 227조 3063억 원)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매니저마가친은 블루메 CEO와 아르노 안틀리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폭스바겐 핵심 브랜드와 부품 사업부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는 방안까지 포함한 전면적인 그룹 재편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폭스바겐 대변인은 "내부 기밀문서에 대해 논평하지 않는다"면서도 "전체 그룹과 모든 브랜드, 자회사가 전면적인 변화를 겪어야 한다"고 밝혔다. 폭스바겐 노사협의회와 금속산업노조(IG메탈)는 "이런 계획이 실행된다면 온 힘을 다해 저지할 것"이라는 공동 성명을 냈다.

중국의 역습과 폭스바겐의 추락


구조조정의 배경에는 중국 시장의 급속한 지각 변동이 있다. 폭스바겐은 수년간 중국 자동차 시장 1위를 지켰으나 2024년 비야디(BYD)에 선두를 내준 데 이어 2025년에는 지리(Geely)에도 밀려 3위로 떨어졌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알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에 따르면 중국 브랜드는 2025년 현재 중국 내수 시장의 67%를 차지하고, 외국 업체들은 점유율이 계속 줄고 있다.

2030년까지 중국 업체들이 유럽 시장 점유율을 현재의 두 배인 10%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측된다.

타격은 폭스바겐에만 그치지 않는다. BMW도 최근 중국 판매 부진을 이유로 깜짝 실적 경고를 내놨고, 비야디·체리(Chery)·상하이자동차(SAIC)·리프모터(Leapmotor) 4개사의 유럽 합산 시장 점유율은 올해 5월까지 1년 만에 두 배로 뛰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데이터 기준이다.

미국 관세는 연간 약 40억 유로(약 6조 9949억 원)의 추가 비용을 안기고 있다.

2026년 1분기 폭스바겐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줄어든 15억 6000만 유로(약 2조 7280억 원)에 그쳤고, 매출도 2% 줄어든 757억 유로(약 132조 3796억 원)였다.

안틀리츠 CFO는 "지금까지 계획한 비용 절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패하면 미래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폭스바겐 주가는 26일 기준 16년 만의 최저 수준에서 거래됐다.

'폭스바겐법'이라는 벽… 7월 9일이 분수령


이 구조조정 계획이 원안대로 실행될지는 폭스바겐 고유의 법적 지배구조에 달렸다. 1960년 제정된 폭스바겐법에는 두 개의 핵심 조항이 있다.

일반 주주총회에서 4분의 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사안을 폭스바겐은 5분의 4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시켜야 하며, 공장 신설·이전에는 20인 감사위원회 구성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폭스바겐 최대 주주는 포르셰·피히 가문의 투자회사 포르셰 SE로 전체 지분의 31.9%, 의결권 기준으로는 53.3%를 쥐고 있다. 니더작센 주정부는 전체 지분 11.8%에 의결권 20%를, 카타르는 지분 10%에 의결권 17%를 보유한다.

의결권 기준 20%를 가진 니더작센 주정부는 5분의 4 규정에 따라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감사위원회 10석을 차지한 독일 노동자 대표단도 공장 관련 결정에 집단 거부권을 보유한다.

증권가에서는 이 이중 거부권 구조가 유지되는 한 경영진의 전면적 구조 개편이 원안 그대로 실행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다음 달 9일 감사위원회에 '2030 그룹 목표 청사진'이 제출될 예정이어서 이 자리가 10만 명 감원안의 공식 채택 여부를 가를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나치 정권의 노조 자산 몰수와 강제 노동으로 세워진 회사를 보호하기 위해 설계된 이 법이, 이제는 역설적으로 그 회사의 생존을 위한 변화를 가로막는 장벽이 되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