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합의 7년 만에 공동성명…관세·할당제 현실화 땐 수혜·피해 업종 갈린다
'차이나 쇼크 2.0' 현실화 전…지금 담아야 할 수혜 업종은
'차이나 쇼크 2.0' 현실화 전…지금 담아야 할 수혜 업종은
이미지 확대보기영국 유력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EU 무역담당 집행위원 마로시 셰프초비치와 중국 상무부 왕원타오 부장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동하고, 무역·투자 협의(TIC) 체제 출범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양측이 공동성명을 낸 것은 7년 만이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회동 후 기자들에게 "무역 불균형의 지속 불가능한 확대를 더는 묵과할 수 없다"면서 "오는 10월 베이징 후속 회의 전까지 실질적인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차이나 쇼크 2.0'에 흔들리는 유럽 산업
이번 협상 출범의 배경에는 유럽 산업계의 위기감이 깔려 있다. EU 통계청(유로스타트) 자료에 따르면, 중국산 수입품이 EU 역내 수출을 하루 평균 10억 유로씩 웃돌고 있으며, 2025년 기준 연간 무역적자는 3606억 유로로 전년 대비 15% 불어났다. 올해 1분기 EU의 대(對)중국 무역적자는 980억 유로로, 2022년 3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산 화학제품 수입은 5년 새 81% 급증했으며, 브뤼셀에선 이를 '차이나 쇼크 2.0'으로 부르며 전기차(EV)와 친환경 에너지를 넘어 유럽 전반의 제조업과 일자리를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로 규정하고 있다. 재중 유럽상공회의소는 이 같은 수입 물량이 유럽 공장의 부품 수요까지 잠식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독일의 경우 자국 수입액 중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이후 4배 수준으로 불었으며,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이를 두고 "건강하지 않은 구조"라고 지적했다.
폭스바겐·메르세데스-벤츠·BMW 등 독일 완성차업체들은 유럽 내에서 중국 경쟁사에 가격 열세를 보이면서도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강도 높은 무역 규제에는 내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4개 분야 협의·감시 체계 구축…10월이 분수령
양측이 합의한 협의 분야는 무역·투자 재균형, 희토류를 포함한 수출 통제, 지식재산권 보호,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등 네 가지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중국이 경제 관계 자체를 전면 중단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전해지면서 10월 회의는 단순한 후속 협의를 넘어 실질적인 압박 장치로 작동하게 됐다.
EU는 오는 9월 전까지 불공정 무역 관행과 공급 과잉에 대응하는 추가 수단을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며,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유럽의 일자리와 기업 그리고 열린 산업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4년 부과한 EV 추가 관세가 수입 억제 효과를 내지 못한 전례를 감안해 이번에는 하이브리드차와 화학제품을 겨냥한 수입할당제 도입도 가을 의제로 검토되고 있다.
이번 EU-중국 무역 갈등은 한국 수출 전선에도 변수로 작용한다. EU는 한국 전체 상품 수출의 약 10분의 1을 차지하는 주요 시장이다. 올해 5월 한국의 월별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2% 급증해 875억 달러(약 134조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반도체가 169.4% 폭등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EU가 중국산 부품 의존도 축소를 본격화할 경우 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 등 한국 주력 품목의 반사 수혜 가능성과 함께 양측 무역 갈등이 전면전으로 비화하면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미칠 부정적 여파도 동시에 주목되는 상황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