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카스 하루 판매 2~3대, 한달 전보다 판매속도 10배 치솟아
유럽서도 中브랜드 점유율 6%대로 추격중, 현대차·기아엔 경고등
유럽서도 中브랜드 점유율 6%대로 추격중, 현대차·기아엔 경고등
이미지 확대보기현대차그룹이 러시아 공장 재매입을 포기한 지 반년도 안 돼, 그 공백을 파고든 중국 브랜드의 존재감이 기름값 폭등을 타고 한층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3일(현지시각) 모스크바에서 중국산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의 잇단 정유시설 타격으로 휘발유와 경유 공급이 최근 몇 주 사이 크게 줄면서, 상당수 지역에서 주유 제한 조치까지 내려진 상황이 배경이다.
딜러 하루 판매량, 한달치와 맞먹어
중국 브랜드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모스크바의 EN카스 딜러십은 하루 2~3대씩 전기차를 팔고 있다. 몇 주 전만 해도 한 달에 2~3대를 파는 데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판매 속도가 10배 가까이 빨라진 셈이다.
EN카스 창업자 예브게니 자벨린은 로이터에 "기름 사정이 복잡해지면서 수요가 몇 배로 늘었다"며 저가형부터 고급 모델까지 관심이 두루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토스타트에 따르면 올해 1~5월 러시아에서 팔린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2만 46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 늘었고, 순수 전기차는 4460대로 19% 증가했다.
아프토스타트 세르게이 첼리코프 대표는 6월 마지막 주 한 주간 신규 등록된 플러그인하이브리드가 1754대로, 전주보다 30% 가까이 늘었고 올해 평균 주간 속도보다 50%가량 높았다고 전했다.
아프토스타트 세르게이 우달로프 상무는 기름 위기가 이어질 경우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이며 중국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아프토스타트 집계로 지리, 둥펑, GAC, 체리 등 중국 브랜드가 러시아 전기차·하이브리드 판매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도서비스 2GIS 조사로는 러시아 내 충전소 수가 지난 1년간 20% 늘었지만,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가 지난해 러시아 전체 신차 판매에서 차지한 비중은 4.3%에 그쳤다.
아파트 밀집지역에서는 개인 충전기 설치가 어려운 탓에, 상당수 운전자는 휘발유·경유 차량에 액화천연가스(LNG) 전환 장치를 다는 쪽을 택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현대차, 27%대 1위서 물러난 자리 되찾기 힘들어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한국기업에 낯선 무대가 아니다. 현대차·기아는 2021년 러시아 승용차 시장 점유율 27%대로 1위에 올랐던 곳이지만, 2022년 전쟁 이후 부품 수급이 끊기면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가동을 멈췄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월 해당 공장 재매입 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장부가 기준 약 2800억원 손실을 확정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공백을 파고든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 확대가 재매입 포기 배경 중 하나로 거론된다.
실제로 러시아 승용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 점유율은 60%안팎까지 올라선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전기차 특수 역시 서방 브랜드가 비운 자리를 지리, 둥펑 등이 채우는 흐름의 연장으로 풀이된다.
한국무역협회 집계로 전쟁 전인 2021년 한국의 대러시아 승용차 수출 비중은 25%를 웃돌았던 만큼, 전기차 전환이 본격화할수록 국내 완성차·부품업계가 되찾을 몫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현대차는 상표권을 유지하며 최소한의 접점을 남겨두고 있어, 종전이나 제재 완화 국면에서 재진출 여지 자체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시선을 유럽으로 넓히면 부담은 더 커진다. 현대차그룹은 러시아를 대신할 유럽 거점 마련이 시급한데, 투자조선 집계로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7.9%로 전년보다 낮아진 반면, 중국계 브랜드 점유율은 6.2%까지 따라붙었다.
러시아에서 확인된 것과 같은 가격 경쟁력이 유럽에서도 통할 경우, 국내 완성차·부품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은 더 짙어질 수 있다.
아프토스타트 우달로프 상무는 기름 부족이 길어질수록 전기차 전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의 광활한 국토와 부족한 충전 인프라는 여전한 걸림돌로 남아있다. 모스크바 거주자 바실리는 자택에 개인 충전기를 설치해 불편이 없다면서, "모스크바에서 충전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