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틱 시대의 개막, 한국 메모리 반도체 생태계의 판도를 바꾸다
이미지 확대보기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직접 제시한 '향후 10년 내 반도체 시장 10배 성장론'과 맞물려, 양사가 합의한 AI 팩토리 및 차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공동 개발 파이프라인은 글로벌 빅테크 지형을 크게 흔들고 있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가 온디바이스 AI용 '3D 스택 DRAM-on-Logic' 아키텍처 개발을 위한 전담 조직을 미국 현지에 구축하고 TSMC 및 주요 미 빅테크들과 차세대 패키징 협력을 본격화했다.
이는 한국 메모리 산업이 단순 하드웨어 납품업체에서 AI 시스템 전체를 함께 설계하는 컨트롤 타워로 격상되었음을 의미한다.
AI 패러다임의 대전환과 10배 팽창하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
엔비디아와 SK그룹이 5000억 달러 규모의 차세대 인공지능 팩토리 구축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글로벌 AI 인프라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구루포커스는 7월 26일(현지시각)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SK그룹과 협력해 향후 10년 안에 반도체 시장 규모를 현재보다 10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주요 기관(WSTS 및 가트너 등)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는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HBM 수요 폭증으로 시장 규모가 9750억~1조 5110억 달러(약 1424조 ~ 2207조 4199억 원 이상) 규모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현재 반도체 시장의 기본 체급은 약 1조 달러(약 1461조 2000억 원) 안팎으로 평가되며, 젠슨 황 CEO가 공언한 10배(10x) 성장이 실현될 경우 약 10조~15조 달러(약 1경 4612조~2경 1922조 원)에 이르게 된다.
10배 이상 성장은 과거에는 사람이 컴퓨터를 썼지만, 앞으로는 1000억 개의 AI 에이전트와 수십억 대의 로봇이 컴퓨터를 직접 사용하기 때문에 연산 능력과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논리가 합리적 전망의 바탕이 된다.
실제로 단순한 대화형 언어모델(LLM) 시대를 지나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틱 AI와 로보틱스가 전면화되면서 가속기 및 고성능 메모리에 대한 물리적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이러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엔비디아는 SK그룹과 전략적 수직 동맹을 맺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4 및 HBM4E 공급망을 엔비디아에 안정적으로 연결하고, SK텔레콤 등 그룹 내 AI 인프라 역량과 결합해 글로벌 AI 슈퍼컴퓨팅 데이터센터를 공동 구축·운영한다.
이번 협력은 단순 메모리 단품 납품을 넘어 AI 인프라 아키텍처 전체를 함께 설계하는 거대한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단품 공급자 탈피, '3D DRAM-on-Logic'으로 온디바이스 AI 병목 해소
엔비디아와 HBM4 공동 개발이 데이터센터 중심의 대형 가속기 생태계를 겨냥한다면,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또 다른 핵심 축은 모바일과 엣지 기기를 아우르는 온디바이스 AI 시장이다.
트렌드포스는 지난 24일 SK하이닉스가 미국 산호세 법인에서 온디바이스 AI용 3D DRAM 적층 기술을 개발할 전담 엔지니어링 인력 채용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는 TSMC의 최첨단 로직 공정 위에 DRAM을 수직으로 직접 올리는 '3D DRAM-on-Logic' 아키텍처를 미 주요 고객사와 공동 설계한다.
기존 온디바이스 AI는 시스템온칩(SoC)과 메모리가 평면으로 분리되어 있어 데이터 전송 시 전력 소모가 크고 대역폭 한계가 발생하는 '메모리 벽' 현상을 겪어왔다. 그러나 로직 반도체 바로 위에 3D 구조로 DRAM을 올리는 수직 적층 기술이 상용화되면, 스마트폰이나 엣지 디바이스 단에서도 데이터센터급의 초고속 추론 처리가 가능해진다.
이는 차세대 온디바이스 AI 시장의 표준 기술을 한국 메모리 기업이 선점한다는 거대한 가치를 가진다.
한국 산업 생태계에 미칠 파장과 극복해야 할 리스크
디지타임스는 지난 25일 엔비디아와 SK그룹의 협력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업황 변동성을 낮추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동안 한국 메모리 산업의 고질적 약점으로 지적받던 다운사이클(업황 불황) 위험이 빅테크와의 3~5년 장기 공급 계약(LTA) 및 시스템 공동 설계를 통해 크게 완화된다고 본 것이다.
TSMC 파운드리와 한국 메모리 제조사의 기술 결합은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기술 격차로 따돌리는 단단한 방어막 역할을 한다.
다만 장밋빛 전망 뒤에 숨은 리스크에 대한 냉정한 대비도 필수다. 빅테크 기업들의 AI 자본지출(CapEx) 대비 수익화가 지연될 경우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가 조절될 수 있다.
또한 중국 창신메모리(CXMT)를 필두로 한 자국 메모리 반도체의 저가 공세 역시 레거시 시장을 위협하는 요소다. 젠슨 황이 예고한 '반도체 10배 성장' 시대는 한국 기업들이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고 AI 하드웨어 생태계의 핵심 컨트롤 타워로 거듭날 때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