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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충성 투자자도 흔들…커지는 머스크 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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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충성 투자자도 흔들…커지는 머스크 불신

주가 연초 이후 20% 넘게 하락…FSD·로봇 약속 지연
스페이스X 집중에 “테슬라는 뒷전”…강성 지지층서도 불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를 오랫동안 지지해온 테슬라의 열성 투자자들 사이에서조차 회사의 미래와 머스크의 경영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머스크가 스페이스X를 비롯한 다른 사업에 관심을 쏟는 사이 테슬라는 자동차에서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 등 아직 성과가 불확실한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점에서다.

완전자율주행(FSD), 로보택시 등 오랫동안 제시해온 목표의 달성이 늦어지는 것도 투자자들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평소 머스크의 사업을 열렬히 지지해온 일부 테슬라 투자자들이 최근 이례적으로 불안과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며 머스크와 테슬라에 대한 강성 지지층 내부에서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20% 넘게 하락했다. 한때 머스크의 기업 제국에서 핵심으로 여겨졌던 테슬라가 스페이스X 등에 밀려 뒷전이 된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 돈 빌려 테슬라 주식 산 투자자도 “집중해 달라”


WP에 따르면 테슬라 투자자 태드 박은 머스크와 테슬라를 오랫동안 강하게 지지해온 인물이다. 과거 테슬라의 FSD가 사람을 피할 만큼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하겠다며 자신의 자녀를 차량 진행 방향에 세워 시험하기도 했다.

테슬라에 대한 확신이 강해 돈을 빌려 주식까지 매입했던 박은 최근 머스크가 테슬라에 충분히 집중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머스크가 우주 데이터센터, 화성 유인 탐사 등을 추진하는 스페이스X에 힘을 쏟고 있는 데다 이 회사의 기업공개(IPO)까지 성공시키면서 테슬라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박은 “우리는 정말로 머스크가 테슬라에 더 집중하기를 원한다”며 “이것이 투자자들에게 고통스러운 지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천만달러 규모의 테슬라 중심 투자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테슬라가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이 아니라 거대 기업인 만큼 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 “1조달러 보상안 승인했는데 테슬라는 뒷전”


WP에 따르면 다른 장기 투자자들의 불만도 비슷하다.

투자그룹 리벨리어네어를 창업한 브래드퍼드 퍼거슨은 일부 테슬라 투자자들이 혼란을 느끼고 있으며 심지어 배신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 주주들은 지난해 머스크가 회사 경영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 약 1조달러(약 1418조5000억원)에 달하는 보상안을 승인했지만 기대했던 결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퍼거슨은 “그렇게 되지 않았다”며 “테슬라는 뒷전인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세련된 고성능 전기차와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세계적 전환을 가속한다’는 목표를 앞세워 초기 소비자와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

그러나 최근 회사의 중심축은 자동차에서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 차량 사이버캡 등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공장 노동, 차량호출 서비스 등 기업 고객을 겨냥한 ‘피지컬 AI’ 사업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일상에서 직접 이용할 수 있는 자동차에 투자했던 초기 투자자 입장에서는 사업의 성격 자체가 크게 달라지고 있는 셈이다.

◇ 매출 26% 늘었지만 이익 감소…‘약속 피로감’ 확산


새 사업이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점도 부담이란 지적이다.

테슬라는 최근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지만 이익은 감소했다.

AI 시대를 맞아 컴퓨터 부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비용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테슬라는 상당한 자금이 필요한 장기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FSD 역시 수년간 완전자율주행을 약속했지만 진전 속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퓨처펀드의 매니징파트너인 투자자문가 게리 블랙은 “현재 안전요원 없이 운행하는 자율주행차가 90~100대 수준에서 크게 확대될 수 있을지에 대해 투자자들의 믿음이 약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머스크가 제시한 장기 계획은 더욱 야심차다.

테슬라는 장기적으로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 10억대를 생산하고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한편 수백만대의 완전자율주행 차량으로 세계적인 로보택시망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만 실현돼도 테슬라를 기존 자동차·기술기업과 차별화할 수 있지만 투자자들을 설득할 만한 결정적인 성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리벨리어네어의 맷 스미스는 최근 X에 올린 글에서 경영진의 발언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며 지켜지지 않은 약속과 놓친 시한이 너무 많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을 “투자자이지 응원단이 아니다”라고 표현했다.

◇ 강성 지지층 모두 돌아선 것은 아냐


테슬라 지지층 전체가 머스크에 등을 돌린 것은 아니다.

딥워터 애셋 매니지먼트의 진 먼스터는 “머스크의 비전을 믿으면서도 더 많은 성과를 요구하기 시작한 투자자들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테슬라를 둘러싼 강한 믿음 자체는 여전히 건재하다면서도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 모두 결국 머스크가 제시한 미래를 실제로 구현할 수 있다고 믿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투자자인 로스 거버는 그동안 머스크가 제시한 구상을 거의 그대로 받아들이던 강성 지지자들의 분위기가 최근 달라진 점에 주목했다.

박 역시 테슬라가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투자자들이 회사를 바라보는 기준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테슬라 자체가 변했을 뿐 아니라 테슬라의 성장 과정을 함께해온 투자자들도 성숙하면서 단순한 비전보다 구체적인 성과를 요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