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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찬대 시장 인사, 시민이 원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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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찬대 시장 인사, 시민이 원하는 것은?

정무직 인사, 너무하잖아요···응모자 명예도 생각해 줘야
‘내 사람 챙기기’보다 더 씁쓸한 공모 관행···공정성 도마에
사전 교감 없이 지원하면 "아마추어" 소리 들어···내정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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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훈 기자
인천 공직사회에서 각종 공모를 두고 오래전부터 떠도는 말이 있다. 정무적 성격이 강한 자리일수록 임명권자의 사전 메시지나 교감 없이 지원하면 “아마추어 아니냐”는 말을 듣는다는 것이다.

공개모집은 말 그대로 능력 있는 인재를 찾는 것. 문을 열어 놓고 경쟁시키겠다는 제도다. 그런데 공모가 시작되기도 전에 “누가 간다더라”, “이미 정해졌다더라”라는 '내정설'이 먼저 돌고, 실제 인사가 그 소문과 비슷하게 떨어지고 있다.

시민은 공모 절차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선거가 끝난 뒤 공신을 챙기는 이른바 ‘논공행상’은 어느 정권에서나 논란이 반복됐다. 시장에게도 함께 일할 사람을 선택할 권한은 있다. 그러나 그것과 공모 절차의 공정성은 별개의 문제다.

이미 특정인을 정해 놓고 외형상 절차를 맞추기 위해 공개모집을 진행한다면 다른 응모자는 무엇인가. 들러리로 보인다. 더 황당한 것은 일부 공모에서는 추천 인원을 맞추기 위해 특정인 외에 추가 지원자를 구하는 일까지 공공연하게 거론된다는 점이다.
지원자가 부족하면 공모 기간을 연장해 복수 후보를 확보하는 사례도 있다. 그렇다면 더더욱 절차만큼은 엄격하고 응모자에 대한 예의를 갖춰야 한다. 그래서 시민들은 “이거 너무하지 않은가”라는 볼멘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응모자는 자신의 경력과 명예를 걸고 지원한다. 서류를 준비하고 면접을 거쳐 심사를 받는다. 결과가 어떻든 적어도 자신이 누군가의 들러리였다는 모욕감까지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 인천시와 산하기관의 합격자 공개 방식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일부 기관에서는 서류나 면접 합격자를 발표하면서 ‘박○○, 휴대전화 끝자리 ○○96’과 같은 방식으로 표시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름을 가렸으니 개인정보를 보호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현실은 휴대전화에 저장된 연락처 해당 번호 끝자리와 성씨를 대입하면 추정할 수 있다.

특히 지원자가 많지 않은 고위직 공개모집이라면 사실상 신원을 공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왜 굳이 이렇게 해야 하는가. 방법은 너무나 간단하다. 접수번호나 수험번호를 부여해 그것으로 발표하면 된다. 이미 그렇게 운영하는 기관들도 있다.

그런데도 일부 기관은 여전히 과거의 행정 편의적 방식을 고집한다. 최종 합격자가 됐다고 모든 절차가 끝나는 것도 아니다. 고위 공직이나 기관장 임용에는 신원조회와 각종 검증 절차가 뒤따른다. 만약 합격자 신원이 사실상 공개된 상황에서 최종 임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당사자는 어떤 처지가 되는가.
이와관련, 주변에서는 이유를 궁금해하고 온갖 억측이 따라붙을 수도 있다. 개인에게 불필요한 불명예를 안길 수 있다는 뜻이다. 인사는 사람을 다루는 일이다. 그래서 인사는 배려여야 한다. 능력과 전문성을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명예를 보호하는 섬세함 역시 행정의 수준이다.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인선을 두고도 지역사회에서는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특정인을 둘러싼 이른바 ‘내정설’도 있다. 내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인 만큼 사실처럼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현실 자체는 인사권자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지난 25일 면접까지 진행된 만큼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누가 청장이 되느냐만이 아니다. 시민과 경쟁자들이 결과를 납득할 수 있는 과정이 있었느냐가 더 중요하다. 처음부터 정해진 사람이 있었다는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면 결과와 절차를 그대로 보여준 꼴이 되는 것이다. 실제 맞아 떨어진 인사가 있었다는 것이다.

인사권자는 시민에게 왜 그 사람이 적임자인지를 당당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박찬대 시장 인사가 시민에게 신뢰를 받는다. ‘내 사람 챙기기’라는 비판을 받느냐의 갈림길이 바로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내사람 챙기기가 필요하면 챙기는 것은 인사권의 권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적어도 아마추어라는 인사의 말은 나오지 말아야 한다.

인사의 공모는 요식행위가 돼서는 안 된다. 지원자 명예도 생각하자. 박찬대 시장에게 시민이 원하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최소한 “결과는 몰라도 과정은 공정했다”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시정을 원하는 것이다. 이런 행정을 원하고 있다.

박찬대 시장의 깊은 숙고와 인사 담당 부서의 진중한 판단을 기대한다. 내 편이니까 자리를 나눠주는 일이 아니라 시민의 행정을 맡길 사람을 고르는 일이다. 그 기본부터 지키지 못하는 인사는 시민의 불신을 받을 것이다. 다른 기관장도 했으니 그만이란 의식은 인천시민에게 무례다.


김양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pffhgla1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