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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 캐나다 총리 “밈·조롱 그만”…美에 무역협상 재개 조건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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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 캐나다 총리 “밈·조롱 그만”…美에 무역협상 재개 조건 밝혀

“강한 척 말고 진지해져라”…캐나다 주권·프랑스어·퀘벡 문화 존중 요구
베선트 잠수함 조롱·헤그세스 게시물까지…통상갈등 외교 설전으로 확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사진=로이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밈과 조롱을 중단하고 진지한 태도를 보여야 양국 무역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율 관세를 둘러싼 미국과 캐나다의 갈등이 양국 정상과 장관들의 공개적인 설전으로 번진 가운데 카니 총리는 상호 이익이 되는 무역합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지만 캐나다의 주권과 문화적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일(이하 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전날 캐나다 오타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과 무역협상을 다시 시작하기 위한 조건을 이같이 제시했다.

카니는 미국이 밈을 만들고 캐나다를 비꼬거나 강한 태도를 과시하는 일을 멈추고 협상에 진지하게 임한다면 대화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런 행동이 건설적이지 않다고 지적하면서도 미국의 정치 방식에 대해서는 “그들의 민주주의”라고 선을 그었다.

카니 총리는 미국과 캐나다 사이에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되는 무역합의를 체결할 기회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양국 간 합의는 캐나다의 주권을 존중하고 프랑스어와 퀘벡 문화, 캐나다 문화의 보호·발전 권리도 인정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 카니 “상호 이익 합의 가능…주권 존중해야”


카니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협상이 결렬된 이후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의 캐나다 비판이 잇따르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은 지난달 22일부터 약 200억달러(약 27조4000억원) 규모의 일부 캐나다산 제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했다. 캐나다는 사흘 뒤 미국산 700여개 품목에 15~50%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캐나다의 관세는 9월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양국의 갈등은 관세를 넘어 캐나다의 핵심 산업과 경제적 주권 문제로 확대됐다.

카니 총리는 미국이 협상 과정에서 자동차를 비롯한 캐나다의 핵심 산업을 사실상 미국 산업의 자회사로 만들거나 장기적으로 캐나다에서 사라지게 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했다는 입장이다.

그는 캐나다가 그런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미국 측은 이와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CNBC 인터뷰에서 카니 총리가 무역 문제를 정치적인 ‘고성 공방’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 경제가 캐나다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양국이 대등하게 관세를 주고받는다는 캐나다 측 주장에도 부정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 베선트·헤그세스까지 캐나다 군사력 조롱


양국의 갈등은 군사 문제를 둘러싼 조롱으로까지 번졌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과 캐나다가 전쟁을 벌이는 것은 아니라면서 캐나다가 에드먼턴 몰에 있던 잠수함 두 척을 미국에 보내기라도 하겠느냐는 취지로 말했다.

이는 과거 캐나다 앨버타주의 웨스트 에드먼턴 몰에 있었던 잠수함 형태의 관광시설을 끌어들여 캐나다의 군사력을 조롱한 발언이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도 캐나다 군 관련 게시물을 소셜미디어 X에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헤그세스 장관은 캐나다 국기 이모티콘과 함께 ‘이것은 실제다’라는 글을 붙여 캐나다 청소년 사관훈련센터에서 여성 생도가 여성 교관에게 메달을 받는 사진을 공유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헤그세스 장관이 사진 속 교관의 외모를 조롱한 것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카니 총리는 미국 내각 장관들이 캐나다 군을 모욕하는 것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런 행동은 해당 직책의 품격에 맞지 않는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캐나다를 겨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걸쳐 있는 온타리오호를 미국 연방정부에서 ‘아메리카호’로 부르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캐나다를 겨냥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와 영상도 소셜미디어에 잇따라 게시했다.

카니 총리가 이번에 ‘밈’과 ‘비꼬기’를 직접 거론한 것은 이 같은 일련의 조롱성 메시지를 겨냥한 것이다.

미국과 캐나다는 서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거나 시행을 예고한 상태지만 카니 총리는 협상의 문 자체를 닫지는 않았다.

다만 이번 발언을 통해 단순한 관세율 조정만으로는 협상이 재개되기 어렵고 미국이 캐나다의 주권과 핵심 산업, 문화적 권리를 존중하는 태도를 먼저 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CNBC는 양국의 무역갈등이 경제적 이해관계를 넘어 정상과 고위 당국자들의 공개적인 비판과 조롱으로 확대된 가운데 카니 총리가 미국의 태도 변화를 협상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