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 달러 투입한 BCDC서 LFP 대항마 '리튬·망간 풍부(LMR)' 배터리 독자 개발 박차
테슬라 출신 커트 켈티·스털링 앤더슨 전면 배치… '완벽주의' 버리고 빠른 실패·직언 장려
LG에너지솔루션과 2028년 상용화 목표… 2년 차량 개발 주기 도입해 中 속도전 정면 승부
테슬라 출신 커트 켈티·스털링 앤더슨 전면 배치… '완벽주의' 버리고 빠른 실패·직언 장려
LG에너지솔루션과 2028년 상용화 목표… 2년 차량 개발 주기 도입해 中 속도전 정면 승부
이미지 확대보기중국이 장악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망에 맞서 망간 기반의 'LMR(Lithium-Manganese-Rich)' 배터리를 독자 개발하는 한편, 인공지능(AI)과 시뮬레이션 기반의 2년 차량 개발 주기를 도입해 글로벌 모빌리티 패권 전쟁의 전선을 중국 본토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10월 21일(현지시각)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Fortune)의 현장 르포에 따르면, 미시간주 워런에 위치한 GM 글로벌 기술 센터에는 최근 9억 달러(약 1조 2,000억 원)가 투입된 첨단 '배터리 셀 개발 센터(BCDC)'와 혁신 센터가 들어서며 본격적인 가동 준비에 들어갔다.
과거 GM은 배터리 설계를 종이에 그려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이나 삼성SDI 같은 파트너사들에 제작을 전적으로 의존해 왔으나, BCDC 완공을 통해 하루 수천 개의 실물 규격 배터리 셀을 자체 파일럿 생산하고 검증할 수 있는 독자 역량을 확보했다.
"중국 기술 라이선스는 없다"… LFP 대항마 'LMR'에 승부수
GM의 배터리 독립 전략의 핵심 무기는 'LMR' 화학 조성이다. 현재 글로벌 저가 전기차 시장은 중국 기업들이 주도하는 LFP 배터리가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GM은 차세대 전기 픽업트럭과 대형 SUV의 동력원으로 LMR을 낙점했다. LMR은 고가의 니켈과 코발트 비중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매장량이 풍부하고 저렴한 망간과 추가 리튬으로 대체하는 기술이다.
기존 고니켈 배터리가 약 85%의 니켈을 사용하는 반면, GM의 LMR 셀은 니켈 비중을 30~40% 수준으로 대폭 낮췄다. 그러면서도 중국 주력 LFP 셀 대비 약 3분의 1 높은 에너지 밀도를 비슷한 제조 원가로 제공할 수 있다.
파나소닉과 테슬라에서 배터리 수명 연구를 이끌다 GM으로 영입된 커트 켈티(Kurt Kelty) 배터리·지속가능성 부사장은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기술 라이선스를 받지 않는다"며 "미국 현지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데이터는 LMR 상용화가 충분히 타당함을 입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GM은 배터리 셀 개발팀을 이끄는 안셀모 갈레고스(Anselmo Gallegos)를 중심으로 양산 공정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핵심 배터리 파트너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2028년 LMR 셀의 본격적인 상업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나는 빨간 불을 보고 싶다"… 완벽주의 깬 실리콘밸리식 조직문화
기술적 도약의 이면에는 조직문화의 급진적 수술이 자리 잡고 있다. 1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미국 대표 기업' GM의 직원들은 오랫동안 실수 없는 완벽함을 추구하는 '모범생 문화'에 갇혀 있었다.
그러나 켈티 부사장은 취임 이후 분기별 성과 지표에서 '빨간 불(미달·실패)'을 의도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분기 말 점수표가 온통 초록불(목표 달성)이라면 충분히 한계까지 도전하지 않았다는 증거"라며 "실패와 지연을 뜻하는 빨간불이 나와야 비로소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직원들에게 "나는 두려움 없이 말할 수 있는 허락을 스스로 부여한다(I want to grant myself permission to speak fearlessly)"는 공식 문구를 사용해 상사의 오류나 전략적 맹점을 거침없이 지적하도록 독려했다.
실제로 LMR 프로젝트의 본격화 역시 부하 엔지니어가 켈티 부사장의 의견에 직언을 던지면서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적 완충 장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델타항공 출신의 폴 제이콥슨(Paul Jacobson)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고 감축과 가격 방어를 통해 2021년 이후 매년 100억 달러 안팎의 막대한 잉여현금흐름(FCF)을 창출하며 공격적인 R&D 투자를 지탱하고 있다.
포드와 스텔란티스가 지난해 전기차 부문에서 각각 195억 달러와 265억 달러의 대규모 손실 비용을 계상한 반면, GM은 76억 달러 수준으로 방어하며 상대적으로 탄탄한 재무 체력을 입증했다.
테슬라·크루즈 출신 주도… '피지컬 AI'와 2년 차량 개발 주기 전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혁신을 진두지휘하는 사령탑 역시 테슬라 출신 기술 인사들이 장악했다.
MIT 로봇공학 박사이자 테슬라 오토파일럿 총괄,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로라(Aurora)의 공동 창업자였던 스털링 앤더슨(Sterling Anderson)이 최고제품책임자(CPO)로 영입돼 제품 개발 체계를 전면 재편하고 있다.
앤더슨 CPO는 부서 간 인수인계 지연을 없애고 대규모 데이터 시뮬레이션 기반 의사결정을 도입해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여기에 28년간 GM에 몸담으며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Cruise)의 스타트업 문화를 내부로 수혈한 제이스 피셔(Jason Fischer) 엔지니어링 AI 총괄이 결합하면서, 물리적 충돌 테스트 대신 생성형 AI 가상 시뮬레이션을 활용하는 엔지니어링 혁신이 정착됐다.
GM은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업 대신 자율주행 기술 자산을 차세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인 '슈퍼 크루즈'로 집약해 2028년 선보일 예정이다.
피셔 총괄은 "이제 GM은 과거처럼 모든 것이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다"며 "차량 개발 주기를 2년으로 단축해 신속한 피드백을 적용할 것이며, 개발 속도 면에서 중국 기업들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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