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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240조 손실설' 따져보니…평가액 감소를 손실로 부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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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240조 손실설' 따져보니…평가액 감소를 손실로 부풀렸다

7월 말 기금 적립금 1684조원…누적 수익률 14.84%
주식 매도 전면 금지 아닌 리밸런싱 완화…기금 고갈 전망은 2069년
코스피 급락 이후 국민연금에서 240조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지만 올해 누적 수익률은 플러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공단 사옥 전경. 사진=국민연금공단 이미지 확대보기
코스피 급락 이후 국민연금에서 240조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지만 올해 누적 수익률은 플러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공단 사옥 전경. 사진=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에서 240조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주장은 주식 평가액 감소와 기금 전체의 운용손익을 혼동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증시 부양을 위해 국민연금의 주식 매도를 막았고 기금 고갈 시점까지 앞당겨져 1990년대생부터 연금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공개된 자료만으로 240조원의 확정 손실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보유 주식의 평가액 감소와 기금 전체의 운용손익을 혼동한 데다 매도 규칙 완화를 주식 매도 전면 금지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23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7월 말 기금 적립금은 1684조2000억원으로 6월 말보다 181조4000억원 감소했다. 국내주식 평가액은 543조2000억원에서 418조6000억원으로 124조6000억원 줄었다. 전체 적립금 감소액의 약 69%다. 하지만 적립금 감소액이 곧 투자 손실액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게 투자업계의 설명이다. 보유자산의 평가액 변동뿐 아니라 보험료 수입과 연금 지급 등도 적립금에 영향을 미친다. 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평가액이 줄어든 것과 실제 매매로 손실을 확정한 것은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올해 누적 운용수익률은 6월 말 27.22%에서 7월 말 14.84%로 낮아졌다. 상반기 수익이 크게 줄었지만 7월까지 누적 수익률로 보면 플러스였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해 공시한 상장사 287곳의 주식 평가액이 6월 말 515조9293억원에서 10월15일 333조5330억원으로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감소액은 182조3963억원이다. 그러나 이는 일부 상장사 지분의 평가액을 비교한 추정치로 국민연금 전체 기금의 손익과는 다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보유 주식 수의 변화도 반영될 수 있어 감소액 전부를 투자 손실로 볼 수 없다"며 "집계 기간도 겹치는 만큼 7월 적립금 감소액과 단순 합산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정부가 국민연금의 주식 매도를 전면 금지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올해 1월 국내주식의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범위 이탈에 따른 리밸런싱을 6월 말까지 유예했다. 리밸런싱은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절차로 주식 매매 자체를 금지한 조치는 아니다.

기금위는 5월 국내주식 목표 비중도 14.9%에서 20.8%로 높였다. 유예 조치는 6월 말 종료됐고 7월부터 리밸런싱이 재개됐다. 이와 관련해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 14일 국정감사에서 기존 규칙을 적용했다면 하루 8000억원 이상을 매도해야 해 시장에 큰 충격을 줬을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기금 고갈이 10년 이상 앞당겨졌다는 주장도 최신 전망과 다소 다른 것으로 보인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6월 발표한 재정 수정전망에서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경우 기금 소진 시점을 2069년으로 예상했다. 기존 전망인 2065년보다 4년 늦춰진 셈이다. 2025년 운용수익률 18.82%와 적립금 증가 등이 반영된 결과다.

국민연금은 기금 소진이 연금 지급 중단을 뜻하는 것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1월 시행된 개정 국민연금법은 국가가 연금급여를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지급할 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기금 소진 전망만으로 1990년대생 이후 세대가 연금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국민연금은 전했다.

이진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eroj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