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젠코트 의원 67명 추천 확보…네타냐후는 46명 그쳐
정부 구성에 최장 42일…아랍계·초정통파 협력이 최대 난제
정부 구성에 최장 42일…아랍계·초정통파 협력이 최대 난제
이미지 확대보기이스라엘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경쟁자인 가디 아이젠코트 야샤르당 대표에게 새 연립정부를 구성할 첫 기회를 주기로 했다.
지난달 총선에서 어느 진영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야권 지도자가 우선적으로 정부 구성권을 받게 되면서 네타냐후 총리의 장기 집권이 중대한 고비를 맞았다.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7일(이하 현지시각) 아이젠코트 대표에게 차기 정부 구성권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보도했다.
헤르조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총선 이후 새 의회에 진출한 정당들과 협의를 진행한 결과 아이젠코트 대표에게 먼저 연립정부 구성 기회를 주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이 야샤르당 대표 가디 아이젠코트에게 정부 구성을 맡길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헤르조그 대통령은 아이젠코트 대표를 8일 대통령 관저로 초청해 정부 구성권을 정식으로 부여할 예정이다.
아이젠코트 대표가 정부 구성권을 받으면 우선 28일 동안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 필요하면 대통령이 최대 14일을 추가로 부여할 수 있어 협상 기간은 최장 42일이다.
기한 안에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 대통령은 다른 정치인에게 정부 구성 기회를 줄 수 있다. 누구도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면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
◇아이젠코트 67명 추천…네타냐후는 46명
대통령실이 각 정당과 협의한 결과 전체 의원 120명 가운데 67명이 아이젠코트 대표에게 정부 구성권을 부여할 것을 추천했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를 추천한 의원은 46명이었다.
아이젠코트 대표는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출신으로 지난 2022년 정계에 입문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중도 성향 야샤르당을 중심으로 반네타냐후 진영을 이끌었다.
다만 정부 구성권을 먼저 받는다고 해서 차기 총리 취임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총선에서 아이젠코트 대표가 이끄는 4개 유대계 야당 연합은 의회 120석 가운데 48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네타냐후 총리의 우파 연합도 과반인 61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아이젠코트 대표는 자신을 추천한 67명의 의원 가운데 실제 연립정부 구성에 참여할 세력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야권 내부에서도 연정 참여 조건을 둘러싼 입장 차이가 커 협상이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아랍계 19석이 변수…야권 내부 반발
아이젠코트 대표가 선택할 수 있는 방안 가운데 하나는 총선에서 19석을 확보한 아랍계 정당들의 지원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야권 내부에서 아랍계 정당과의 협력을 반대하고 있어 현실화가 쉽지 않다.
아이젠코트 대표가 이끄는 야권 연합에는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의 중도 성향 비야하드,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대표의 우파 이스라엘 베이테누, 좌파 민주당이 포함돼 있다.
리베르만 대표와 베네트 전 총리는 아랍계 정당의 지원에 의존하는 정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아이젠코트 대표 역시 아랍계 정당의 연정 참여에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FT는 “아이젠코트 대표 입장에서는 아랍계 정당의 지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포함해 여러 연정 시나리오를 검토할 수 있지만 핵심 동맹 세력들이 주요 선택지에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아이젠코트 대표가 정부 구성에 성공하려면 일부 정당이 선거 전 약속을 바꿔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초정통파 연대·네타냐후와 대연정도 난항
또 다른 방안은 네타냐후 총리의 오랜 우군인 유대교 초정통파 정당들과 협력하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초정통파 정당 2곳은 모두 13석을 확보했다.
이들은 그동안 네타냐후 총리의 주요 지지 기반이었지만 초정통파 청년들의 병역 면제를 보장하는 법률을 통과시키지 못한 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초정통파 정당과의 연대 역시 야권 내부의 정책적 충돌을 피하기 어렵다.
아이젠코트 대표가 이끄는 야권 정당들은 초정통파의 군 복무 의무화를 주요 공약으로 제시해 왔다.
초정통파 정당들이 병역 면제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양측이 협력하려면 핵심 정책에 대한 타협이 필요하다.
야샤르당과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을 포함한 유대계 정당들이 거국연립정부를 구성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7일 발표한 성명에서 아랍계 정당의 지원을 받는 정부 구성에 반대하면서 거국연립정부를 요구했다.
그는 아랍계 정당에 의존하는 정부가 출범하면 이스라엘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샤르당은 즉각 반발했다.
야샤르당은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집권이 끝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서야 통합을 강조하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또 리쿠드당이 아이젠코트 주도의 정부에 참여하려면 기존 극우 동맹 세력과 결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FT는 아이젠코트 대표가 정부 구성권을 먼저 확보했지만 아랍계 정당과의 협력, 초정통파 병역 문제, 네타냐후 측과의 대연정 가능성 등 복잡한 정치적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아이젠코트 대표가 최장 42일의 협상 기간에 의회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다른 후보에게 정부 구성 기회가 돌아가거나 이스라엘이 다시 총선을 치르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