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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삼성물산이 섭외한 '백아더' KCC 정몽익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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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삼성물산이 섭외한 '백아더' KCC 정몽익에 쏠린 '눈'

범현대家선 의리남 재계선 '투자귀재'

[글로벌이코노믹 박종준 기자]

삼성물산이 섭외한 '백아더' KCC 정몽익, 범현대家선 의리남 재계선 '투자귀재'


삼성물산이 최근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의 공격을 받자 '백기사'로 섭외한 KCC를 이끄는 정몽익 회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10일 자사주 5.76%를 KCC에 넘겼다. 삼성물산은 합병을 추진 중인 제일모직지분 10.18%를 보유해 2대주주인 KCC를 엘리엇의 공격을 막을 우군으로 섭외한 것으로 분석된다. KCC가 이번 지분 인수로 내달 17일 예정된 삼성물산 임시주주총회 의결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과 KCC 간 연합전선이 만들어진 것이다. 목적은 단 하나. 이번 주총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조건이 불공정하다'고 맞선 엘리엇의 반대표를 이기고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때문에 KCC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KCC는 지난 2011년 삼성에버랜드 지분 매입과 최근 제일모직 상장 과정에서 어느 누구보다 관심을 받았다. 물론 이 연대도 비지니스라는 점에서 KCC도 지난 번 제일모직과의 협업 등 시너지 효과를 노린 묘수가 깔려있다.

KCC를 이끄는 정몽익 회장은 지난 2011년 12월 삼성카드가 보유하고 있던 비금융계열사 삼성에버랜드 지분 17%를 7741억원에 매입했고, 이 주식이 삼성에버랜드와 제일모직이 합병하면서 정 회장의 보유주식은 2125만주가 됐다. 이를 제일모직 상장 때 주당 5만3000원(공모가)에 750만주를 처분하면서 120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이 과정에서 정 회장은 투자자에 가까웠다.

이때의 인연이 이번 '백기사 연대'로 승화된 모양새다.

정 회장은 삼성그룹 말고도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범현대가(家)에서도 이른 바 '의리남'이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최근 만도, 현대중공업지분 매입이다.

KCC는 지난 4월16일 한라가 내놓은 한라홀딩스주식 86만1611주(7.98%) 중 43만2100주(272억원)를 시간외매매로 사들였다. 이로써 KCC는 한라홀딩스 지분이 4%로 올라갔다.

한라그룹이 해당 지분을 판 이유는 한라가 보유한 한라홀딩스 지분을 정리해야만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등의 그룹의 지주사인 한라홀딩스 지분이 23%로 하락해 자칫 경영권 위협을 받을 상황에 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이에 정몽원 회장의 사촌인 KCC 정몽익 회장이 '든든한 방패막'으로 나선 것이다.

또한 KCC는 실적 부진 등으로 주가 하락을 겪고 있는 범현대가 현대중공업에게도 도움을 손길을 내밀었다. KCC는 지난해 11월에 이어 올해 1월16일 8만3414주, 79억원 어치를 매입해 보유지분을 5.28%로 늘렸다.

앞서 KCC는 지난 2003년 6월 1479억원을 투자해 현대중공업 지분 8%를 사들인 이후 이것을 지난 2010년과 2011년 잇따라 처분해 10배 시세차익을 올린 바 있다.

이 외에도 현대차 등 많은 기업의 주식을 사들여 시세차익은 물론 우군을 자처하기도 했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의 동생인 KCC 정상영 명예회장은 지난 2003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시숙의 난’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현 회장은 주총 표 대결을 통해 경영권 방어를 이뤄냈다.
박종준 기자 dreamtree@